- 공사, 대금 반환 않고 권리 행사
- 법원, 위법 판단… 원고 항소 기각
- 가처분 신청도 최종 취소 전망
- 사업 부지 착공·분양 길 열릴 듯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문화예술타운 ‘쇼플렉스’ 사업 부지를 환수받으려 소송을 제기한 부산도시공사(국제신문 지난 1월 16일 자 8면 등 보도)가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이에 따라 도시공사가 해당 부지 내 착공 등을 금지해 달라며 제기한 가처분 신청 또한 최종 취소가 예상돼 사업 재개가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
|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관광단지 내 문화예술타운 쇼플렉스 부지 전경. 국제신문 DB |
부산고법 민사2-2부(최희영 부장판사)는 26일 원고 도시공사가 피고 우리자산신탁(쇼플렉스 사업자 ‘아트하랑’ 측 토지 위탁사)을 상대로 제기한 소유권 이전 등기(환매권 행사) 사건 항소심에서 원고 항소를 기각했다. 도시공사는 2023년 6월 아트하랑 측에 쇼플렉스 사업 부지를 돌려 달라는 취지의 소송을 냈으나 지난 1월 패소했다.
도시공사는 아트하랑의 사업 역량을 의심했다. 아트하랑은 2019년 복합문화예술타운 조성 공모에 선정됐다. 이후 약정 착공 기한을 넘기는 한편 대주단 측으로부터 받은 대출금 1000억 원의 이자를 수개월 간 미납했다. 이런 점을 토대로 도시공사는 사업 지연 장기화를 우려했다. 결국 ‘사업 지속이 어려운 사유가 생기면 5년 이내 환매 가능’ 규정을 담은 환매 부기등기를 앞세워 부지를 돌려 받으려 했다.
애초 소송에선 환매권 행사의 필요성이 쟁점으로 대두됐다. 그러다 아트하랑 측이 절차를 문제 삼기 시작하면서 판이 바뀌었다. 환매권을 행사하려면 아트하랑이 지급한 매매대금을 먼저 돌려줘야 하는데, 도시공사는 환매권부터 행사해 위법하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또 대주단이 이자 지급을 독촉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그 결과 1심은 아트하랑 측이 지적한 절차적 하자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항소한 도시공사는 환매권이 행사돼야 할 필요성과 정당성을 피력했으나 결과를 뒤집지 못했다.
이번 법원 판단으로 도시공사 측이 가처분 신청으로 묶어둔 사업 부지 권리도 풀릴 전망이다. 도시공사는 2023년 2월 해당 부지로 토지담보대출을 받거나 착공·분양에 나서지 못하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을 냈다. 그 다음 달 받아들여진 이 신청은 아트하랑의 항고로 지난 2월 취소됐다. 환매권 소송에서 아트하랑이 승소한 영향이다. 도시공사 측은 곧장 재항고에 나서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아트하랑 측 소송대리인은 “가처분 신청은 가처분할 만한 권리가 있는지, 그 권리를 지금 잡아놔야 할 필요성이 있는지를 따진다. 환매권 소송에서 보전할 권리가 없다는 결과가 나온 만큼, 재항고된 가처분 건도 피보전권리가 없다는 점을 확정 짓는 결정이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트하랑은 이번 결과를 토대로 재항고 사건 결정을 내려달라는 의견서를 대법원에 낼 예정이다.
아트하랑 입장에선 가처분 취소가 사업의 분수령인 셈이다. 이 때문에 아트하랑은 해당 사건에 김신 전 대법관(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을 투입하는 등 만반의 태세를 갖췄다. 도시공사 역시 국내 최대 로펌인 김·장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 여러 명에게 본안 소송과 가처분 신청 사건을 맡겨 ‘초호화 변호인단’간 대결로도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