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안정감·치안감까지 두루 언급
- 경찰개혁 임무 장관급 대우 기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취임 직후 첫 내각 인선을 발표하면서 12·3 비상계엄 후 장기 공석 상태이던 경찰청장의 하마평이 벌써 무성하다. 이 대통령이 정책공약집을 통해 행정안전부 경찰국 폐지 등을 내놨고, 더불어민주당도 경찰청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하는 법안을 발의한 만큼 경찰 개혁을 원활히 수행할 적임자가 차기 청장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국제신문DB

5일 국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재명 정부가 신임 경찰청장을 임명하는데 최소 1~2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지난해 12월 국회가 비상계엄 사태 책임 등을 물어 조지호 경찰청장의 탄핵소추안을 가결,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청장 직무는 정지되지만, 신분은 유지된다. 또 스스로 물러나는 의원면직(사직)도 불가능하다.

헌재가 앞서 조 청장과 함께 탄핵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경우 한 차례 변론기일만 열었지만, 선고까지 약 한 달이 걸렸다. 여기에 현재 행안부가 경찰청장에 관한 지휘와 감독을 맡고 있어, 행안부 장관부터 임명하고 순차적으로 청장을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

상황이 이렇지만 경찰 안팎에서는 벌써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오른다. 과거 정부의 사례로 볼 때 단기간에 2계급 승진도 가능한 만큼, 치안정감부터 치안감까지 두루 언급된다. 우선 6명의 치안정감(국가수사본부장은 공석) 중에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그림자가 드리운 인물은 배제될 전망이다. 이에 비상계엄과는 멀찍이 떨어져 있던 김수환 부산경찰청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된다.

새 정부가 치안정감 중 적임자가 없다고 판단하면 그 아래 계급인 치안감까지도 청장 후보군에 들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치안감은 모두 31명이다. 이 가운데 문재인 정부 때 청와대 파견을 거친 후 치안감으로 승진하고, 윤석열 정부 때 좌천성 인사 대상이 됐던 김학관 충북경찰청장 등이 거론된다.

신임 청장의 주요 자질로 비상계엄 후 장기 공백 상태를 메우면서도 현 정부의 경찰 개혁을 완수할 능력이 꼽힌다. 이 대통령은 공약으로 경찰국 폐지와 국가경찰위원회의 실질화를 내세웠다.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확보와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5일 국회도서관에서는 민주당 의원과 한국경찰학회 등이 ‘경찰개혁 대토론회’를 개최하고, 자치경찰제 정상화와 더불어 국가경찰위원회 기능 강화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 민주당이 지난 4월 내놓은 경찰법 개정안에 담긴 경찰청장의 장관급 격상은 공약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 정부서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 차관급인 청장을 장관급으로 격상해 장관급 대우를 받는 검찰총장과 균형을 맞추고 검찰과 경찰이 서로 견제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취지를 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새 정부의 경찰 개혁에 대한 의지가 큰 만큼 이를 가장 잘 완수할 인물을 경찰청장에 앉히지 않겠느냐. 치안감이 발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