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10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국회의원을 홍보하는 노래를 불러 재판에 넘겨진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이 1심에서 벌금 80만 원을 선고받아 직위상실형을 면했다.
 |
| 5일 부산지법 서부지원 앞에서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이 본인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선고 이후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신심범 기자
|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김주관 부장판사)는 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구청장에게 이 같이 선고했다. 김 구청장은 같은 당 소속 국회의원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을 홍보해 총선에 영향을 미치려 한 혐의를 받았다. 앞서 지난달 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 벌금 200만 원을 구형한 바 있다. 공직선거법상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선거운동죄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그는 2023년 12월 21일 부산 강서구 녹산주민문화회관에서 열린 송년의 밤 행사 자리에서 가수 패티김의 곡 ‘그대 없이는 못 살아’를 개사해 “도읍이를 사랑해(…)영원히 변함없이 김도읍을 사랑해. 도읍이 없이는 못 살아”라며 노래를 불렀다. 또 같은 해 9월 26일엔 강서구의 한 그라운드 골프대회에서 김 의원이 가덕도신공항 등의 사업 재원을 마련했다며 예산 확보 업적을 홍보했다.
김 구청장은 강서구가 시행 중인 국책사업을 소개하며 의례적·사교적 차원의 감사 마음을 표현했을 뿐 홍보 의도가 없다고 변론해왔다. 또 당시는 선거구가 확정되지 않아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며, 노래 개사 또한 사적 행사 자리에서 웃음을 주려고 한 것일 뿐 공무원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두 행위 모두 김 의원 업적을 긍정 평가하는 홍보라고 봤다. 선거구민이 느끼기에 단순 강서구 발전 소개를 넘어 김 의원의 개인 성과로 인식되도록 발언했다는 것이다. 또 녹산문화회관에서 한 발언의 경우 해당 회관이 강서구의 지휘·감독을 받는 기관이란 점에서 사적 자리가 아닌 구청장의 지위가 수반되는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서, 공무원이 직위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 한 것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도읍 없이 못 살아‘ 부분은 긍정적 평가 제시를 넘어 김 의원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곧 있을 선거에서 김 의원 지지를 호소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노래 부르는 행위는 통상의 구청장 활동 범주를 벗어나고, 노래를 부른 시기·장소·상황·방법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행위는 선거 결과에 변화를 주거나 그럴 우려가 있는 선거 공정을 해하는 행동이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구청장이 사실관계를 인정하고 전과가 없는 점, 범죄 행위 현장에 있는 사람 상당수가 선거구민이 아니었던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 구청장은 선고 결과를 두고 “겸허히 존중하고 수용한다. 앞으로 공직자로서 언행에 각별히 주의하며 살아가겠다”고 말하며 항소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