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동계 반발 “구체적 조치를”

고용노동부가 폭염에 따른 ‘고위험사업장’을 분류하고 특별안전대책반을 가동하는 등 노동자의 온열질환 예방 조치(국제신문 지난 2일 자 2면 보도)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이를 위해 개정한 산업안전보건기준 규칙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규제개혁위원회(규개위)의 철회 권고에 따른 것으로, 폭염 안전 조치가 시급한 현장에 제도 공백이 생길 우려를 낳는다.

고용노동부는 3일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노사와 전문가 논의 내용 등을 토대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입법예고 기간을 마치고 지난 1일부터 시행 예정이던 개정안을 다시 검토한다는 것이다. 이는 규개위가 심의에서 ‘체감온도 33도 이상인 작업 장소에서 폭염 작업을 하는 경우 매 2시간 이내에 20분 이상의 휴식을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을 재검토하라고 권고했기 때문이다. 규개위는 획일적 규제로 실효성이 모호하고, 중소·영세 사업장에 부담이 가중된다는 이유로 이 같이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동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폭염 속 노동자를 보호해야 하는 사업주의 조치를 규정하는 구체적인 사항이 마련되지 않고 지난 1일부터 법이 시행됐다”며 “‘법은 시행하지만, 구체적 조치는 없는’ 사상 초유의 대혼란 사태”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부터 폭염 특별안전대책반을 가동한 고용노동부는 부산에도 3826곳의 사업장을 고위험사업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온열질환 예방에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던 조항을 재검토하면서 시행 공백에 따른 노동자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 지난해 7월 부산 연제구의 한 건설현장에서 온열질환으로 60대 노동자가 숨지는 등 온열질환자가 끊이지 않는다.

고용노동부는 개정안 재검토와 별개로 사업장에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온열질환을 예방할 계획이다. ‘폭염 안전 5대 기본수칙 자율 개선 기간’을 운영, 오는 20일까지 사업장에서 자체적으로 예방조치 사항을 점검한다. 5대 기본수칙에는 ‘체감온도 33도 이상 폭염 작업 시 매 2시간 이내 20분 이상 휴식’이 의무가 아닌 권고 사항으로 들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