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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깡패’ 된 까마귀 대책 없나…‘사람 공격’ 안전문자까지

부산 연제구 신고접수 문자 발송

  • 이유진 기자 eeuu@kookje.co.kr
  •  |   입력 : 2025-06-02 19:15:14
  •  |   본지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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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민 “머리에 혹… 트라우마 생겨”
- 소방 현장출동 올해 74건 달해
- 도심 총포사용 어려워 포획 안돼
- 전문가 “산란기 공격성 오른 듯”

부산 연제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최경진(30대) 씨는 최근 일주일 사이 아파트 단지 내 같은 장소에서 까마귀에게 두 차례나 공격당했다. 그는 갑자기 달려들어 머리를 치고 가는 까마귀 때문에 트라우마가 생겨 출퇴근 길을 바꿔야 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2일 부산 연제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까마귀가 날개짓을 하고 있다. 최근 이 아파트에서 까마귀가 입주민을 공격하는 사례가 잇따른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전선을 쪼아 정전을 유발하고 사람을 공격하는 등 ‘도시의 말썽꾼’으로 떠오른 까마귀로 인해 지자체가 주민에게 안전안내문자까지 보내는 상황에 이르렀다. 까마귀로 인한 피해가 끊이지 않지만 도심에서는 유해조류인 까마귀를 포획하기 쉽지 않아 지자체는 골머리를 앓는다.

2일 연제구에 따르면 지난 1일 오후 5시50분께 관내 한 아파트 단지에 출몰한 까마귀가 주민을 공격했다는 신고를 접수, 안전에 유의하라는 내용의 안전안내문자를 발송했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는 최 씨는 지난달 27일과 지난 1일 두 차례 단지 내 나무가 우거진 계단을 지나면서 까마귀의 공격을 받았다. 최 씨는 “그곳에 까마귀 둥지가 있는지 지나갈 때마다 두 마리가 하늘 위를 날다가 머리를 2, 3번 세게 치고 갔다. 같이 있던 동생도 머리를 공격당했다”며 “강아지와 함께 있었는데 안고 도망쳤다. 지금도 머리에 혹이 나 있다”고 전했다. 이어 “50㎝는 족히 넘는 크기의 까마귀가 덤벼 20, 30대 남자인 나와 동생이 너무 무서워 도망칠 정도였다”며 “구청에 신고했는데, 사유지라 포획이 어렵다는 답을 받았다. 앞으로 까마귀가 출몰하는 곳을 피해 다닐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1일 연제구가 까마귀 피해를 주의하라며 주민에게 보낸 안전안내문자.
최근 5년간 부산에서 까마귀 피해 신고로 인한 소방당국의 현장 출동 건수도 꾸준히 느는 추세다.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2021년 35건에 불과했던 까마귀 관련 출동 건수는 ▷2022년 37건 ▷2023년 48건 ▷2024년 58건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무려 74건이나 있었다.

까마귀로 인한 정전도 비일비재하다. 지난해 까마귀가 전선을 끊거나 변압기에 부딪히는 등의 이유로 연제구와 수영구 아파트 단지 등에 정전이 발생해 주민이 불편을 겪었다. 2023년 10월에는 까마귀가 전선을 쪼면서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의 전력 공급이 끊겨 입주 기업이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처럼 도시에 자리를 튼 까마귀로 인한 피해는 증가하지만, 지자체의 대책은 마땅치 않다. 연제구 관계자는 “도심에서는 안전상의 문제로 총포 사용이 어려워 포획이 쉽지 않다”며 “까마귀가 자주 출몰하는 장소에 우산이나 양산을 펼치라는 안내 현수막을 달아 적극 알리려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종남 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 박사는 “3~5월이 까마귀 산란기라 새끼가 나와 있을 가능성이 크다 보니 공격성이 높아진다”며 “전봇대에 빛을 반사하는 유리조각이나 바람개비 등을 설치해 까마귀를 쫓거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있는 까마귀 둥지를 제거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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