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 사태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지난해 3월부터 비상계엄 이후 1월 22일까지 9개월치 비화폰 서버 자료를 확보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비롯한 내란 관계자들이 사용한 비화폰은 비상 계엄 사태 전모를 밝힐 ‘핵심 증거’다. 비화폰 서버를 통한 수사가 내란사태 전반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특별수사단(특수단)은 29일 내란 혐의와 관련해 비화폰 서버를 임의제출 받는 과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애초 경찰은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윤 전 대통령과 김성훈 경호차장의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 수사를 위해 지난해 12월 3일부터 올해 1월 22일까지의 비화폰 서버 자료를 받았다. 뒤이어 지난해 3월부터 비상계엄 전까지 내란 혐의와 관련한 약 9개월치 비화폰 서버 자료도 임의제출받는 절차를 진행해왔다.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이 대통령실 압수수색을 위해 지난 4월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민원실 출입구로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특수단이 이날 비화폰 서버를 임의제출 받으면서 지난해 3월부터 내란 사태 이후 윤 전 대통령 체포에 이르는 기간의 비화폰 서버 자료를 확보하게 됐다. 비화폰 서버는 이틀 단위로 자동 삭제 되도록 설정돼 있지만, 특수단은 그간 경호처와 합동 포렌식을 진행하며 대부분의 내용을 복구했다.

경찰은 현재 비상계엄 당일 국무회의장과 집무실 복도 CCTV 영상을 임의제출 받아 확보했고, 삼청동 안가 출입 CCTV를 제출받는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경찰이 확보한 자료는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나 이상민 전 장관의 내란 혐의 관련 수사와 재판에서만 활용할 수 있다.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 등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직권으로 경찰에 사실조회를 요구하거나 직접 압수수색에 나서야 한다. 특수단은 법원이 요청하면 비화폰 서버를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특수단이 대통령 경호처 비화폰 서버 기록을 임의제출 받는 현장에 검찰이 나타나 마찰이 빚어졌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막던 경호처와 수차례 협의해 확보한 자료이고, 경찰이 자료를 받던 중 검찰이 끼어드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특수단의 비화폰 서버 확보를 가로 막은 김성훈 경호처 차장의 구속영장 신청을 세 차례 기각했다. 또 검찰은 계엄 전후 대통령 서울 종로구 삼청동 안전가옥 내 폐쇄회로(CC)TV를 확보하기 위한 경찰의 압수수색영장 신청을 반려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