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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파업 몰라 정류장 헛걸음하고, 택시 안 잡혀 발 동동 구르고(종합)

부산 시내버스 파업에 출근대란

  • 백창훈 huni@kookje.co.kr 조성우 기자
  •  |   입력 : 2025-05-28 19:57:25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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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7개 노선 2517대 첫차부터 올스톱
- 정보 부족한 노인들은 기다리기 일쑤
- 마을버스·도시철도 승객 몰려 북새통
- “기사 연봉 충분치 않나” 시민 비난도

부산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지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사측과의 협상을 타결하면서 운행을 재개했지만, 부산 곳곳에서 출근길 교통 대란이 벌어져 시민이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파업 소식을 듣지 못해 정류장에서 하염없이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시민이 있는가 하면, 탑승 정원을 초과하고도 남을 30여 명의 승객이 마을버스 한 대를 기다리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28일 부산지역 시내버스 노조가 전면 파업에 들어가 출근길 시민이 큰 불편을 겪었다. 왼쪽 사진부터 이날 오전 부산 연제구 공영버스차고지에 운행이 중지된 버스들이 주차돼 있는 모습. 연제구 연산교차로 버스정류장에서 시민이 택시를 잡는 모습. 김동하 이원준 기자
28일 오전 8시께 부산 부산진구 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 일대. 기껏 만들어 놓은 버스중앙차로(BRT)에 버스가 단 한 대도 달리지 않아 휑한 모습이었다. 정류장에 설치된 ‘버스정보안내기’ 전광판은 꺼져 있거나, ‘버스 파업으로 인해 시내버스가 운행되지 않는다’는 문구가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간혹 정류장마다 설치된 벤치에 앉아 있는 시민이 눈에 띄었다. 파업 소식을 알지 못해 무작정 버스를 기다리는 이들이었다. 대부분 60~70대 노년층이었다.

한 시민은 취재진이 ‘버스 운행이 멈췄다’고 하자 깜짝 놀라며 “야간 근무를 하느라 파업 소식을 전혀 듣지 못했다. 집이 초량동에 있어 갈 길이 먼데 시간 낭비만 했다”며 서둘러 택시를 잡기 위해 손을 뻗었다. 하지만 이날 대체 교통수단으로 택시 수요가 급증하면서 ‘빈차등’이 켜진 차량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렀다.

버스를 타지 못해 지각한 학생도 속출했다. 이들은 급히 택시를 잡으려 했으나, BRT 설치로 좁아진 일반도로에 승용차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속수무책이었다. 진서연(18) 양은 “원래 지하철을 타려고 했는데, 이용객이 너무 많아 포기하고 지상으로 올라왔다. 그런데 택시 잡기도 만만치 않다”며 “다른 친구들도 사정은 마찬가지”라고 울상을 지었다.

출근길 지하철을 타려는 시민이 몰린 도시철도 1호선 연산역. 김동하 이원준 기자
같은 시각 해운대구 도시철도 2호선 센텀시티역 인근에서도 시민은 출근길 교통대란을 겪었다. 마을버스를 타기 위해 정류장에 30여 명이 몰릴 정도였다. 이날 부산지역 마을버스는 전체 571대 중 71대(12.4%)를 제외한 500대만 운행됐다. 사상구에서 해운대로 출근하는 김모(28) 씨는 “평소 지하철을 이용한 뒤 시내버스로 환승해 출근하는데, 오늘은 파업이라 마을버스를 기다리고 있다”며 “1시간 걸리던 출근길이 20분 더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모(35) 씨는 “환승이 번거로워 원래 회사로 한 번에 가는 시내버스를 이용했다”며 “오늘은 지하철을 탔더니 사람이 너무 많아 이리저리 치여서 힘들었다”고 하소연했다.

교통 불편이 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파업에 동참한 버스회사와 기사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시민은 “며칠 전 뉴스를 보니 버스 운전사 초봉이 6000만 원에 가깝다고 하던데, 그 정도면 충분한 것 아니냐”며 “많은 시민이 이용하는 만큼 앞으로 파업은 참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이날 새벽 4시 20분 첫차를 시작으로 147개 노선의 2517대의 시내버스가 운행을 중단했다. 이 파업 여파로 부산~경남 거제를 오가던 ‘2000번 시내직행좌석버스’ 운행에도 차질이 생겨 부산과 거제 시민 모두 불편을 겪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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