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북구가 공직사회부터 출생률을 높이자는 취지로 자녀가 있는 직원에게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인사 우대 정책을 대폭 확대해 눈길을 끈다. 다만, 비혼주의 등 이유로 자녀가 없는 공무원은 혜택을 받지 못해 역차별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북구는 다자녀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인사 우대 정책을 대폭 확대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조처는 대한민국 전체가 저출생 문제로 시름하자 공직사회부터 가족 친화적인 근무 환경을 조성해 심각한 인구 감소를 막자는 취지로 시행된다.

다른 지자체와 마찬가지로 북구의 인구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구에 따르면 관내 아동과 청소년의 비율은 12%에 불과하다. 이를 반영하듯 구청 직원 중 자녀가 있는 이는 전체의 36%에 그친다. 7급 이하 직원 700여 명의 자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자녀가 2명 이하인 직원은 253명이었고, 3명 이상은 2명뿐이었다.

이에 구는 자녀가 있는 7급 이하 공무원을 대상으로 첫째 자녀부터 실적 가산점을 부여하는 인사 우대 방안을 도입한다. 셋째 이상 자녀를 둔 6급 이하 공무원은 승진임용 배수 범위에 포함될 경우, 결격 사유가 없는 한 발탁승진 비율 내에서 우선 고려할 방침이다.

난임 공무원 지원도 강화한다. 맞춤형 복지포인트를 활용해 재직 중 한 차례, 최대 500점(50만 원)의 난임 시술비를 지원한다. 임신 중이거나 난임 치료를 받는 공무원의 인사 고충도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이는 종전에 시행한 인사 우대 정책보다 한층 더 강화된 내용이다. 종전에는 ▷직원 출산 축하 복지포인트 최대 100만 원 지급 ▷임신부 직원 대상 사무·출산용품 지원 등이 전부였다.

구는 새로운 정책을 2027년부터 시행한다. 지자체별로 지방 공무원 인사 규칙을 정하는데, 이 규칙에서 가산점 항목을 개정한 뒤 1년간 예고 후 시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공직사회에서 자녀 수에 따라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는 지자체는 갈수록 느는 추세다. 북구에 앞서 부산시와 해운대구 연제구 수영구에서는 1명의 자녀가 있는 직원부터 우대하고, 서·동래·사하·금정구는 2명, 부산진구는 3명 이상부터 혜택을 준다.

하지만 자녀가 없는 직원은 소외될 수 있어 역차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구 관계자는 “미혼 직원이 불이익을 겪지 않도록 하기 위해 상당히 조심스럽게 접근하려 한다”며 “육아 휴직 등의 이유로 자리를 비워 그 업무를 대신하는 직원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