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1일 부산 동구청 앞 도로에서 일신여학교 만세운동 재현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부산 경남에서 처음으로 3·1만세운동 시위를 당긴 사립일신여학교(현 동래여고)가 개교 130주년을 맞는다.

학교법인 동래학원은 이에 따라 오는 30일 교내 우창회관에서 동래여고 동래여중 부산예술고 부산예술중 동래초 동래초부속유치원 재학생·동창회원 등과 함께 ‘제130주년 기념식’을 연다고 27일 밝혔다.

동래여고 전신인 사립일신여학교는 구한말 개항기 근대화를 지향하는 개화운동이 펼쳐지고,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한 1895년 부산진 좌천동에서 개교했다. 이후 우리나라 근대 여성 교육에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사립일신여학교 학생·교사는 3·1만세운동을 주도한 것은 물론 1925년 동래구 복천동 동래일신여학교로 이전한 후에도 항일·구국 활동을 지속했다. 건국훈장 독립장을 받은 박차정 의사를 비롯해 부산에서 가장 많은 독립유공자를 배출하기도 했다.

1940년 일제의 신사 참배를 거부한 것을 계기로 재단법인 구산학원(현 동래학원)이 설립돼 일신여학교를 인수했다. 애국·애족·애향을 건학이념으로 하는 구산학원은 해방과 6·25전쟁, 4·19의거 등 역사적 격변기를 거치며 교세를 발전시켜 왔다. 이 과정에서 사회 여러 분야에서 이름을 남긴 인재를 길러내는 등 부산지역 명문 사학으로 자리매김했다.

동래여자고 오용남 교장은 “개교 130주년을 맞아 본교와 학교법인의 성장·발전에 도움과 격려를 아끼지 않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건학이념의 숭고한 뜻을 되새겨 미래 사회를 이끌 인재 양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념식에는 오정석 동래학원 이사장, 박형준 부산시장,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백종헌(부산 금정) 국회의원, 윤일현 금정구청장, 장준용 동래구청장 등 내빈도 참석할 예정이다. 기념식 후에는 축하 공연이 이어지고, 동래학원 산하 각급 학교별로 연주회 전시회 무용제 등 다양한 행사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