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상고심 선고 전 조희대 대법원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회에서 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청문회가 열린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상고심 파기환송 판결을 둘러싼 논란에서 비롯된 일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오는 14일 오전 10시 ‘조희대 대법원장 등 사법부의 대선 개입 의혹 진상 규명 청문회’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1일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깨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이에 민주당은 대법원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심리와 선고를 진행해 사실상 대선에 개입했다며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해 왔고, 이날 청문회까지 열기로 했다.

대법원장에 대한 청문회가 개최되는 것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국회 법사위는 지난 7일 전체회의에서 청문회 실시계획서 채택과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 등을 의결했다. 당시 국민의힘 의원들은 퇴장했다.

조 대법원장을 포함해 상고심 판결에 관여한 대법관 12명 전원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대법원 수석·선임재판연구관, 대법원장 비서실장, 법원행정처 사법정보화실장 등 판사들도 포함됐다.

조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실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관들이 자신이 맡았던 판결에 관해 외부 질문에 답하는 것 자체가 사법부 독립을 저해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국회 국정감사나 현안 질의 등에도 재판에 관여하지 않는 법원행정처장(대법관)과 행정처 간부들만 출석하는 것이 관례다.

정치권 등에서는 이 후보 상고심 판결을 둘러싼 논란이 갈수록 커진다. 각급 법원 법관 대표로 구성된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오는 26일 임시회를 열어 이번 논란에 유감을 표할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