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간 온라인으로 교류하다 처음 대면한 또래 여고생을 살해한 10대(국제신문 지난해 12월 30일 자 온라인 등 보도)가 소년법상 최고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진주지원. 국제신문 DB

창원지법 진주지원 형사1부(김기동 부장판사)는 1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10대 A 군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또 A 군에게 20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A 군은 지난해 12월 25일 오후 8시48분 경남 사천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여고생 B 양을 미리 준비한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이 인정한 범죄 사실에 따르면 A 군은 4년 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공개 채팅을 통해 알게 된 B 양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호감을 키웠다.

그런데 A 군은 지난해 4월 B 양에게 남자 친구가 생겼다는 생각에 ‘가질 수 없다면 죽이는 게 낫다’고 결심했다.

이후 그해 12월 중순까지 흉기를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등 범행을 준비한 A 군은 B 양의 집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다른 지역에 거주하는 A 군은 범행 당일 버스를 타고 사천으로 이동한 뒤 B 양을 건물 밖으로 불러냈다.

A 군은 “줄 것이 있으니 뒤돌아봐라”고 B 양에게 요구했고, 등을 보이자 그를 향해 10여 차례 흉기를 휘둘러 살해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연인관계가 아니었으나 감정적 집착을 키우는 등 비상식적인 사고에 근거해 범행을 저질러 비난 가능성이 높은 데다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하고 그 방법이 잔혹하기까지 했다”며 “피해자는 이유를 알지 못한 채 극심한 공포와 고통 속에서 삶을 마감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나뿐인 자녀를 잃은 부모가 감당해야 할 슬픔과 상처는 차마 헤아리기 어렵다”면서 “이런 상황에도 진지한 사과조차 받지 못해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을 반영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