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500만 원에 명의를 빌려주고 받아 약국을 불법 운영한 사람과 약사에게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울산지방법원 전경. 국제신문DB

울산지법 형사11부(박동규 부장판사)는 약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A 씨에게 면허를 빌려준 약사 B 씨에게는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7년 8월부터 2023년 8월까지 B 씨로부터 약사 명의를 빌린 뒤 약국을 불법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B 씨는 명의대여와 조제를 하는 대가로 매월 500만 원을 받았다. A 씨는 B 씨 명의로 약국을 개설해 운영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요양급여비용 명목으로 총 7억 원을 받았다.

A 씨는 약사가 아니면서 의약품을 판매한 일로 벌금형을 받은 적이 있는 데도 또 이 같은 범행을 했다. B 씨는 이전에 약사가 아닌 종업원에게 약을 팔게 한 일로 벌금형을 받았다. 현행 약사법은 약사가 아닌 사람이 약국을 개설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불법으로 약국을 운영하면서 고용한 약사를 통해 약을 조제·판매했을 경우에는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할 수 없도록 막고 있다.

재판부는 “이 같은 불법 행위는 개인적인 영리 추구를 위해 과다 진료, 의약품 오남용, 환자 알선 등의 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며 “다만, 약사 B 씨가 약국에 실제 근무하면서 약을 지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은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