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일으킨 12·3비상계엄의 내란죄 성립 여부를 가리는 정식 형사재판이 14일 열렸다. 검찰은 12명의 검사가 법정에 나와 파워포인트 프레젠테이션 자료로 비상계엄 선포 과정과 내란죄 성립 이유를 릴레이 형태로 설명했다. 반면 윤 전 대통령 측은 11명의 변호인이 나왔지만 윤 전 대통령이 약 80분 동안 직접 검찰의 공소사실을 일일이 지적하고 반박했다. 윤 전 대통령은 ‘26년 검사 경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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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서울중앙지법 들어서는 윤석열 전 대통령. 연합뉴스 |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서 내란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 전 대통령 사건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지난 4일 파면 결정 뒤 열흘 만에 열린 재판으로, 윤 전 대통령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차량을 타고 지하주차장을 통해 출석했다. 417호 대법정은 지금까지 기소된 전직 대통령 모두가 피고인으로 선 법정으로, 윤 전 대통령이 다섯 번째 전직 대통령이다.
검찰은 “피고인은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키기로 했다”고 지적하면서 “피고인은 위헌·위법한 포고령에 따라 헌법기관의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고 정당제도 등 헌법과 법률의 기능 소멸을 목적으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 측은 공소사실 전부를 부인했다. 직접 발언에 나선 윤 전 대통령은 “몇 시간 만에, 비폭력적으로 국회의 해제 요구를 즉각 수용해 해제한 몇시간 사건을 거의 공소장에 박아넣은 것 같은, 이런 걸 내란으로 구성한 자체가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변론했다. 또 “헌재 탄핵심판 과정에서도 수사기관 진술이 많이 탄핵당하고 실체가 밝혀졌다”며 “‘내란몰이’ 과정에서 겁을 먹은 사람들이 수사기관의 유도에 따라서 진술한 게 검증 없이 (공소사실에) 반영이 많이 됐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 자료를 모니터에 띄워달라고 요청한 뒤 검찰 측 진술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반박했다.
검찰은 지난해 3월 윤 전 대통령과 국정원장 등의 삼청동 안가 모임 등을 증거로 제시하며 야당 때문에 국정 마비나 경제 위기가 가중됐다고 생각, 야당을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으로 인식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임명하며 계엄을 사전 모의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윤 전 대통령은 “계엄을 쿠데타, 내란과 동급으로 이야기하는 자체가 법적인 판단을 멀리 떠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정오께 오전 재판을 마친 뒤 오후 2시15분 공판을 재개해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과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의 증인신문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