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합문화공간 내년 6월께 완공
- 보림극장건, 부지 매입도 못해

부산 동구가 추진하는 ‘이중섭 문화거리 리뉴얼’ 사업이 애초 계획과 달리 올해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연계 사업의 동시 준공이 힘들게 되면서 기대한 만큼 관광객 유치에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부산 동구 범일동 이중섭 문화거리. 국제신문 DB

동구는 오는 12월 이중섭 문화거리 리뉴얼 사업이 일부 준공될 예정이라고 6일 밝혔다. 이 사업은 약 40억 원을 들여 이중섭의 작품을 전시하고 굿즈를 판매하는 ‘이중섭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하고, 이중섭전망대를 리모델링하는 ‘이중섭 문화거리 재구성’ 등 두 가지가 핵심이다. 동구는 애초 두 사업을 오는 12월까지 준공해 지역 관광의 중심축으로 활용하려 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문화거리 재구성은 제때 완료될 예정이지만 복합문화공간은 내년 6월께에야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동구는 두 사업의 디자인 용역을 함께 발주했는데, 동구가 꾸린 전문가 자문위원회가 수차례 추가 보완작업을 요청하면서 지연돼 실시설계용역까지 잇따라 늦어졌기 때문이다. 본래 지난해 12월 두 사업의 용역을 끝내고, 지난 1월 착공해야 했지만 아직 실시설계용역을 마치지 못했다.

두 사업과 연계해 추진되는 ‘보림극장 추억 마을영화관’ 조성 사업도 난항을 겪는다. 이 사업은 이중섭 문화거리 인근 옛 보림극장의 추억을 되새기고자 약 5억5500만 원을 들여 영화 관련 물품을 전시하고, 영화 상영 부스를 운영하는 공간을 만드는 게 핵심이다. 구는 부지매입을 마치고 지난 1월 착공에 들어가 12월 준공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부지 매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첫 삽도 못 떴다.

사업이 차질을 빚자 기대한 만큼의 관광객 유치, 상권활성화 효과를 누리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동구의회 김희재 의원은 “이중섭 문화거리 일대는 규모가 크지 않기 때문에 여러 시설을 함께 준공해 관광객의 관심을 끌어야 했다. 따로 준공되면 관심도가 줄 수밖에 없고 시너지 효과도 떨어진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동구 관계자는 “관광객 유치 등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실시설계 용역이 마무리되면 곧장 착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중섭 문화거리는 범일할매국밥~희망길 100계단~이중섭전망대로 이어지는 약 460m로, 2014년 산복도로 르네상스 도시재생 사업을 통해 조성됐다. 이중섭은 한국전쟁 당시 범일동의 판잣집에서 살며 ‘범일동 풍경’ 등 다양한 명작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