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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는 사람보다 빠른 불길…‘찔끔 비’에 애간장 탄다(종합)

시속 8.2㎞로 번져 속수무책, 영남산불 진화율 50% 안 돼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25-03-27 19:3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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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만6000㏊ 역대 최대 피해
- 사망 27명 등 사상자도 늘어
- 내주 비소식 없어 진화 난항

전국을 할퀸 ‘화마’가 좀처럼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경북지역에 내릴 것으로 예상됐던 비는 ‘찔끔’ 내리는 데 그쳤고,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될 전망이다.
27일 경북 의성군 단촌면 방하리 산불 현장에서 50사단과 2신속대응사단 장병 240여 명이 산불 진화 지원작전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7일 기준 전국에서 진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중·대형 산불 지역은 총 10곳(경남 산청·김해, 경북 의성·안동·영덕·영양·청송, 울산 온양·언양, 충북 옥천 )으로 집계됐다. 김해 옥천 언양은 진화율 100%에 이르렀지만, 산청 의성 안동 영덕 영양 청송 온양에서는 아직 진화율이 10~77%를 오가면서 평균 진화율이 50%를 채 넘기지 못했다.

전체 산불영향구역만 3만6000㏊로 추정되는데, 이는 역대 최악으로 기록됐던 2000년 동해안 산불의 피해면적 2만3794㏊를 훨씬 넘어서는 수치다. 특히 산림 전문가들은 경북지역에서 빠르면서 광범위하게 불이 번진 이유로 초속 27m의 강풍을 꼽았다. 이는 시속 8.2㎞ 수준으로 사람이 뛰는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국내 발생한 산불 중 가장 빠른 속도다. 종전 가장 빨랐던 산불은 시속 5.2㎞로 2019년 강원 속초·고성지역 산불이었다.

계속된 산불의 영향으로 인명피해도 계속 늘어나 이날 오후 4시 현재 총 59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경북에서는 23명이 숨지고 부상자는 21명으로 나타났고, 경남에서도 사망자 4명, 부상자 9명이 집계됐다. 울산에서는 부상자 2명이 발생했다. 주택 공장 창고 사찰 차량 문화재 등 325개소의 시설물이 피해를 봤고, 산불을 피해 대피한 주민도 3만7185명으로 집계됐다.

피해가 가장 큰 경북지역에는 이날 애초 5㎜ 미만의 비가 내릴 것으로 기대됐지만 이마저도 내리지 않았다. 이날 오후 3시30분 기준 대구·경북(울진 구미 성주 칠곡 포항 청송 영천)에 비가 오는 곳이 있었지만, 기록된 강수량은 성주 2㎜ 정도로 아주 적은 양이었다. 건조특보가 내린 대구·경북지역의 대기는 건조했고, 바람은 순간풍속 초속 15~20m 내외를 유지했다.

다음 주 주말까지 경북 지역에는 비소식이 없고 강풍이 불어 진화에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비구름대를 수반한 저기압이 우리나라 동쪽으로 빠져나가는 것과 함께 서쪽에서 대륙고기압이 세력을 확장, 28일에는 겨울에 자주 나타나는 ‘서고동저’ 기압계가 만들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차고 건조한 북서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불 머리’의 방향에 따라 산불의 추가 확산도 우려된다. 산림당국에 따르면 지난 22일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서풍을 타고 불의 앞부분이 동쪽으로 향해 긴 화선을 형성했고 해안가인 영덕까지 이른 뒤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불 머리가 어디로 예측하기 어려운데, 바람이 남쪽이나 북쪽으로 불면 추가 피해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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