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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막겠다고…도시철 역사에 물 뿌리고 비닐 차단막

부산역사 통로·계단 1년째 방치…미관 해치고 통행도 방해 논란

  • 정인덕 기자 iself@kookje.co.kr
  •  |   입력 : 2025-02-19 19:47:38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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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첫 관문인데… 이미지 훼손”
- 교통공사 “수직정원 추진 계획”

부산을 찾는 내외국인이 처음 마주하는 관문 중 하나인 부산도시철도 부산역사 내 공간이 1년가량 어수선한 상태로 방치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노숙인의 숙식 등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인데, 미관상 좋지 않고 통행에도 차질을 빚어 시급한 해결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부산도시철도 부산역 역사 일부 공간에 노숙인 유입 방지를 위한 시설물이 설치돼 있다. 정인덕 기자
19일 국제신문 취재진이 방문한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역사에서 부산역 지하도상가로 이어지는 통로는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20m가량의 일자 형태의 공간인데, 한쪽 벽면을 접근하지 못하도록 막아놓은 상태였다. ‘접근금지’라고 쓰인 팻말이 붙은 안내판과 붉은색과 흰색이 섞인 띠가 둘려져 공사 현장인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도시철도 부산역 5번 출구로 향하는 계단도 비슷한 모습이었다. 바닥에는 물자국이 있었고, ‘접근 금지’ 안내판과 함께 물이 흐르지 않도록 비닐을 댐처럼 둘러 놓았다. 시민 김모(23) 씨는 “꽤 오랜 기간 이 상태로 지속돼 왔다. 보기에도 좋지 않은데 왜 이렇게 방치하는지 의문”이라며 “기차 시간에 맞춰 관광객이 몰릴 때면 안 그래도 좁은 통로가 더 좁아져 통행에 큰 불편을 겪는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부산교통공사가 노숙자의 유입을 막기 위해 시설물을 설치한 데 따른 것이다. 이 공간은 과거부터 노숙자들이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신다는 민원이 빗발쳤던 곳이다. 노숙인 숙식을 막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진입금지 팻말을 세우고, 바닥에 물을 뿌려 종이 상자를 깔지 못하게 한 것이다. 교통공사는 지난해 2월께 이 같은 조치를 시행해 1년가량이나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상황이 이렇자 교통공사가 근본적인 대책이 아닌 임시조치를 한 뒤 손을 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의 ‘얼굴’인 장소이지만 오랜 기간 미관을 해치도록 방치했다는 것이다.

교통공사는 애초 이곳에 수직정원을 설치, 노숙자가 들어갈 수 없도록 할 예정이었으나 부서 간 구두 논의만 이뤄졌을 뿐 현재까지 아무런 계획도 마련되지 않았다.

통상 실내정원 사업은 산림청 ‘생활밀착형 숲’ 조성사업을 통해 진행되는데, 각 지방자치단체가 신청 공문을 받고 산림청의 평가 등을 거쳐 국비와 시비를 50%씩 부담해 추진된다. 1년 마다 한 번씩 4월 전후로 신청을 받는데, 모든 과정을 통과하면 그 다음 해에 예산을 받는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공사가 사업을 신청한 곳은 온천장역 신평역 사상역 등 3곳에 실외정원을 만드는 것뿐이다. 올해 신청해 통과해도 내년은 돼야 교통공사가 계획한 수직정원을 만들 수 있는 셈이다.

동서대 권장욱(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부산역 일대는 관광객에게 부산의 이미지가 정해지는 관문이다. 국제관광도시인 부산의 명성에 맞지 않게 오랫동안 관리가 부족했던 것 아닌가 싶다”며 “교통공사는 물론 지자체 차원에서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자체 예산이 많다면 광고판 설치 등 다른 해결 방안을 고안할 수 있겠지만,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수직정원 설치 등으로 의견을 모은 상태다”며 “최대한 빨리 수직정원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 만약 불발되거나 연기됐을 때는 자체 예산으로 대형 화분 설치 등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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