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 조합원으로 만들어주는 대가로 돈을 주고받은 부산항운노조 지부장과 조합원 등이 대거 유죄를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5단독 김태우 부장판사는 19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전 부산항운노조 5부두 지부장 A 씨 등 42명 전원의 유죄를 판결했다. A 씨에게는 징역 4년 2개월과 추징금 7억5000만 원이 선고됐다. 함께 기소된 그의 부인은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A 씨의 처제 부부는 벌금 700만 원의 형을 받았다. 또 A 씨에게 돈을 건네 정규 조합원이 되는 등 인사 청탁자 38명에게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벌금 200만~700만 원이 떨어졌다.
재판부에 따르면 A 씨는 지부장으로 재직한 2022, 2023년 조합원들로부터 채용 추천 대가로 평균 3000만 원의 대가를 받는 등 총 7억4500만 원의 청탁금을 챙겼다. 또 A 씨는 처제 부부에게 청탁금 중 일부인 1억4000만 원을 빌려줬다가 받은 것처럼 자금을 세탁했다. 인사 청탁을 한 조합원들은 적게는 1000만 원에서 최대 6000만 원을 A 씨에게 건넸다.
김 판사는 “공정한 인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속한 조합원이나 조합원이 되려는 사람들로부터 청탁금을 수수하는 데에 다수 가담해 인사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도를 무너뜨렸고,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허탈감과 분노를 유발해 그 죄책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또 인사 청탁자들에게는 “자신보다 먼저 정조합원으로 채용됐거나 승진한 것을 목격하고 분노와 좌절을 느꼈으면서도 동일한 범행을 저질러 공정한 경쟁을 바라보는 사람들을 분노케 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5월 부산항운노조 채용 비리 등에 관한 수사와 관련해 노조 간부 15명을 구속기소하고 금품 공여자 등 58명을 불구속기소 했다. 이들 재판은 대부분 1심이 끝났거나 항소심이 진행 중으로, 주요 간부들에게는 징역 5년 내외의 실형이 선고됐다. 조합원 7000명 규모인 부산항운노조는 노조에 가입해야 취업할 수 있는 ‘클로즈드 숍’으로 운영돼왔다. 이를 악용해 대가를 받고 조합원으로 가입시키는 비리 또한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