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함박마을, 외국인이 66%
- 크고 작은 마찰에 區 직접 나서
- 서로 이해도 높이는 정책 추진
- 자연발생한 광주고려인마을
- 오래된 만큼 공동체 더욱 활성화
- 다른 문화배경 집단 이해·포용
- 다문화 수용성 높이는 정책 필요
내·외국인의 성공적인 공존을 위한 정책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거주 지원 등에 해당하는 정착 지원과 이들이 서로 이해·상생하는 방안에 주목하는 사회통합 사업이다. 여러 지방자치단체가 지금까지 정착 지원에 초점을 맞춰 정책을 추진했지만, 이제는 일방향의 지원을 넘어 내·외국인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통합 정책에 더 주목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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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0월 광주시 광산구에서 열린 ‘광산세계야시장’에서 주민이 춤을 선보이고 있다. 이 행사에선 각국 음식과 의상 체험 등이 진행됐다. 광산구 제공 |
■먼저 온 미래, 인천 함박마을우리나라 곳곳에 외국인 집단거주지역이 있다. 그중 최근 가장 급격한 변화를 겪는 곳은 인천 연수구 연수1동 일대에 자리한 고려인 밀집지역 ‘함박마을’이다. 이곳은 최근 급격하게 고려인 유입이 이뤄져 거주자 절반 이상이 외국인이다.
연수구에 따르면 함박마을의 외국인 인구는 2014년 1122명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4000명을 웃돌았다. 그러다 2021년부터 외국인이 폭발적으로 유입돼 이달 기준 8433명이 거주하고 있다. 전체 함박마을 주민(1만2812명)의 66%에 달한다. 국적은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 3개국 출신이 대부분이고, 주거비가 저렴하고 인근에 공단도 있어 이곳에 자연스레 모여든 것으로 분석된다.
급격히 인구구조가 변하다 보니 마을의 모습도 변하고, 내국인 주민과 외국인이 마찰을 빚는 등 어려움도 발생한다. 이곳은 ▷내국인 상권 붕괴 ▷주정차·쓰레기 배출 등 치안 문제 ▷학교 교사·학생 소통의 어려움 등 문제를 겪는다. 외국인 중심으로 상권이 바뀌면서 상가를 운영하는 내국인의 매출이 크게 줄면서 갈등이 일어나고, 문화적 차이로 쓰레기 처리나 주차 문제 등에서도 마찰을 빚기도 한다. 학교에서도 교사와 학생, 학생 끼리의 소통이 어려운 문제도 있다.
연수구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통합 정책을 추진한다. 내·외국인이 서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문제 해결방향을 모색한다는 취지다. 2023년 내·외국인 주민 대표를 주축으로 민관협의체 네트워크를 구축, 마을의 현안을 논의하고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 또 다음 달에는 내·외국인 주민 10명으로 ‘함박마을 서포터즈’를 구성해 정책을 알리고, 내·외국인 소통을 확대하는 가교 역할을 하도록 한다.
연수구는 지난해 파편화 돼 있던 외국인 지원 부서를 통합, 자치행정과 내 사회통합팀을 신설했고 전국 최초로 내·외국인 주민 간 상생을 추구하는 ‘연수구 내외국인 사회통합에 관한 조례’도 만들었다. 연수구 사회통합팀 관계자는 “보육료 지원 등 일방향의 정착 지원보다 내·외국인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광·다문화 수용성 다 잡은 마을인천 함박마을에 앞서 외국인 밀집지가 형성된 광주에선 더 구체적인 상생 방안을 확인할 수 있다. 광주 고려인마을은 광주 광산구 월곡 2동 일대에 있는 외국인 밀집지로 7000명가량의 고려인 동포와 중앙아시아 국적 외국인이 거주한다. 외국인은 이곳 주민의 절반가량이다. 2000년대 초반 마을이 자연스럽게 형성됐고, 오랜 기간 유지되는 만큼 고려인 공동체가 활성화 돼 있다.
광산구는 고려인마을의 문화와 역사를 소개하는 관광 사업을 통해 내·외국인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광산구는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중앙아시아 역사테마 관광지구 조성사업’을 시행했는데, 이 사업은 마을 곳곳에 고려인의 삶을 담은 벽화나 미술품 등을 설치, 1만 원가량의 이용료로 마을을 둘러보며 안내사의 설명을 듣는 것이 핵심이다. 중앙아시아의 전통 음식 ‘샤슬릭’과 고려인이 자주 만들어 먹던 당근김치 등을 직접 만들고 맛보는 체험행사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고려인마을이 있는 월곡2동에서 ‘광산세계야시장 축제’도 열었다. 인근 월곡1동에는 베트남 중국인 등이 많이 거주하는데, 각국의 전통음식을 맛보고 의상 체험, 전시 관람 등을 진행했다. 행사에는 내·외국인 3만 명이 방문하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광산구는 꾸준히 개최하는 축제로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광산구 박진 고려인마을활성화팀장은 “외국인들의 문화를 체험하고, 역사 설명을 들으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키울 수 있다. 딱딱하지 않게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다양한 문화 체험과 공연 등으로 지역 주민과 외국인 주민 간의 교류를 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수용성 개선에 초점을”전문가들은 내·외국인 상생에 초점을 맞춘 사회통합 정책 중에서도 다문화 수용성을 높일 수 있는 정책이 확대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생하는 다문화사회를 위해선 서로를 포용할 수 있는 마음가짐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문화 수용성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집단을 같은 사회구성원으로 용인하는 수용의 정도를 뜻한다.
여성가족부가 2012년부터 3년 마다 진행하는 ‘국민 다문화 수용성 조사’ 결과를 보면 2012년 성인 기준 다문화 수용성 점수는 51.17점이었다. 2015년 53.95점. 2018년 52.81점 2021년 52.27점으로 외국인 인구는 늘어나지만 수용성에는 변화가 없었다.
동아대 오성배(교육학과) 교수는 “통상 우리나라 국민은 외국인에 대해 표면의식은 긍정적이지만, 실제로 본인에게 조금만 피해가 되면 인식이 부정적으로 변하는 경우가 많다. 일부 지역이 아닌 전 국민을 대상으로 근본적인 잠재의식을 바꾸는 식의 다문화 수용성 확대 정책이 필요하다”며 “인식을 바꾸는 작업에는 오랜 기간이 걸리는 만큼 시급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공동기획= 국제신문, BNK부산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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