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천영기 경남 통영시장이 항소심에서도 직위를 이어갈 수 있는 벌금 90만 원을 선고받았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벌금 90만 원을 선고받은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는 천영기 경남 통영시장. 김용구 기자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2부(허양윤 부장판사)는 7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천 시장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와 천 시장의 항소를 모두 기각, 원심을 유지했다.

원심에서는 그에게 벌금 90만 원이 선고됐다.

천 시장은 2023년 8월 통영한산대첩축제 현장에서 정점식(통영·고성) 의원과 함께 읍·면·동별로 마련된 주막 3곳을 돌며 제22대 총선 지지를 호소하는 등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당시 “내년에 국회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누굴 도와줘야 하죠”라고 호응을 유도했다. 시민들이 “정점식”이라고 답하자 그는 “목소리 봐라. 많이 도와주십시오”라고 언급했다.

천 시장은 또 “동장하고 국회의원님하고 초등학교 동기입니다. 내년에 표 안 나오면 알아서 하이소. 무슨 뜻인지 알겠죠”라고도 했다.

원심 재판부는 공소 사실을 유죄로 인정했으나 축제 분위기 등으로 다소 즉흥적이고 우발적인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참작해 벌금 90만 원을 선고했다.

천 시장은 무죄를 고수하며 항소했다. 벌금 300만 원을 구형한 검사도 형량이 적다는 이유로 2심 판단을 구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 판단은 원심과 다르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시장으로서 중립을 지키고 공정하게 선거가 치러지도록 해야 할 지위에 있으나 선거운동을 했다”며 “다만 선거가 임박하지 않은 8개월 전에 이뤄진 점,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천 시장은 이날 선고 직후 법원 앞에서 “통영시민에게 심려 끼쳐 죄송하다”면서 “상고는 법률대리인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돼 징역 또는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확정받으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