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 정국에 접어들면서 사회 안팎의 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전신고가 필요 없는 정당 현수막 난립으로 시민이 ‘정치 공해’ 등 피로감을 호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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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부산 동래구 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 앞 사거리에 정당 현수막이 어지러이 내걸려 있다. 김동하 기자 kimdh@kookje.co.kr |
23일 부산 16개 구·군에 따르면 지난달 정당 현수막 관련 민원은 12개 구·군에 총 310건이 접수됐다. 대부분 전월인 지난해 11월에 비해 증가했다. 구·군별 민원 건수는 ▷서구 9건(전월 2건) ▷동구 89건(65건) ▷북구 40건(31건)▷해운대구 35건(25건) ▷수영구 35건(25건) ▷중구 25건(15건) ▷사하구 22건(2건) ▷금정구 21건(15건) ▷기장군 14건(2건) ▷부산진구 8건(13건) ▷사상구 8건(2건) ▷동래구 4건(1건) 등이다. 연제구 남구 강서구 등 3곳은 정당 현수막 민원 건수를 따로 집계하지 않으나, 남구를 제외하고 모두 전월보다 현수막 관련 민원 건수가 늘었다.
민원이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지난달 일어난 12·3 비상계엄 사태의 여파로 정당 현수막이 난립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초유의 비상계엄 사태로 탄핵 정국에 돌입하며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적 혼란이 가중된 데 따른 것이다. 각 정당 역시 이번 사태를 두고 갈등을 벌이며 지역에서도 현수막 문구를 이용한 공방이 오갔다. 정당 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 등에 따라 사전신고 없이 게시가 가능해 난립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2023년 부산시의회에서 정당 현수막 전용 게시대 설치 조례를 제정했으나, 상위법 위반이 지적되면서 주요 규제 내용을 없애는 쪽으로 개정됐다.
시민은 ‘정당 현수막 공해’에 피로감을 호소한다. 23일 오전 도시철도 1호선 동래역 앞에서 만난 박모(40대) 씨는 “언론에서 매일 소식을 접하는 데도 사실상 비방에 가까운 정당 현수막을 거리에서까지 봐야 해 피로하다”고 말했다.
설치 규정을 지키지 않은 정당 현수막도 많아 피로감을 더욱 촉발한다. 실제 사상구는 지난 21일 기준 정당 현수막 민원 건수(15건)가 벌써 지난달(8건)을 넘어섰고, 단속 건수도 지난달(11건)에 비해 이달(28건) 크게 늘었다. 현수막은 정당별로 읍·면·동별 2개까지, 15일간 설치할 수 있다.
이에 행안부와 지자체는 다음 달 7일까지 불법 현수막 집중 점검에 나선다. 부산 A 구 관계자는 “현수막 문구, 설치 높이 등 민원이 접수된다”며 “특히 사전 신고가 필요 없는 정당 현수막은 설치 규정을 어기는 경우가 다반사라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