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작년 2분기比 33.7% 늘어
- 누적액 583억… 피해자 8242명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임금체불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조짐을 보인다. 정부가 상습 체불업주를 구속수사하겠다는 무관용 원칙을 내세웠지만 올 상반기 전국 체불액은 역대 1조 원을 처음으로 넘겼다.
22일 부산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부산지역 누적 임금체불액은 583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 누적 임금체불액인 436억 원에 비해 3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피해자 수도 7008명에서 8242명으로 급증했다. 전국 상황도 마찬가지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6월 전국 누적 임금체불액은 1조436억 원을 기록하며 올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동기간 누적 임금체불 금액 8232억 원 대비 26.8% 증가한 수치다. 이후로도 임금체불 피해는 꾸준히 증가해 지난 8월까지 전국 누적 체불액은 1조3700억 원, 피해자는 19만6000명에 달했다.
이 같은 수치는 당국의 엄포에도 불구, 체불행위가 근절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정부는 지난해 전국 누적 체불액이 역대 최대치인 1조7845억 원에 달하자 고의·상습 체불 업체를 대상으로 재감독을 진행하고, 사법 처리도 강행하겠다고 밝히며 엄정한 법 적용을 선포했다. 부산노동청도 이에 맞춰 임금체불행위를 대대적으로 단속에 나섰다. 특히 임금체불이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업종을 규정하고, 지난 4월부터 이달까지 집중 단속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정부의 노력은 좀처럼 효과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법조계에서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업주의 ‘불가피한 사정’보다 임금을 받지 못한 노동자들의 ‘생계’를 우선한, 당국의 고강도 엄벌이 있어야 체불행위가 근절될 것이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법률사무소 열림의 조성우 대표변호사는 “임금체불은 형사적 책임을 넘어 노동자들의 생계를 파괴하는 중대 범죄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임금절도 내지는 임금사기로 불리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정부는 임금체불 사업주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경제적으로 고강도 제재를 가해야 하고, 무엇보다 법원이 중형 선고 등으로 임금체불에 경각심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성대 김종한(경제금융물류학부) 교수는 “임금체불은 노동자의 생계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정부의 신속한 대처가 중요한 사안이다. 임금체불이 고착화된다면 지역 경제에도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며 “오늘날 임금체불은 사업주의 도덕적 해이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기업의 경영난, 불경기, 물가 상승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결과다. 소규모 사업장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부산의 산업 구조상 특징을 분석해 체불임금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