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불안 역력
- 사상, 국힘 합의 추대 후보 아닌
- 민주당 지지 얻은 국힘의원 당선
- 영도는 부의장·상임위원장 뺏겨
- 시당 “해당 기초의원 징계 검토”

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연일 ‘자리 싸움’을 반복하면서 볼썽사나운 장면(국제신문 지난 6월 25일 자 1면 등 보도)이 곳곳에서 계속 연출된다. 다수당인 국민의힘이 의장단 구성 과정에서 당내 방침을 어기고 내부 분란으로 더불어민주당에게 의장단 자리를 내주거나 민주당의 지지를 받은 당내 인사가 의장으로 선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국민의힘 지역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맡은 초선 의원의 정치적 장악력과 위상도 흔들린다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동래구의회 등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 탁영일 의원이 의장에 선출된 데 이어 부의장도 민주당 출신의 새로운미래 천병준 의원이 당선됐다. 국민의힘이 8명, 민주당이 5명, 새로운미래 1명으로 구성된 동래구의회는 사실상 국민의힘 단일 후보로 나선 전두현 의원이 내부 이탈표로 인해 5명의 지지를 얻는 데 그치면서 9표를 받은 탁 의원에 졌다. 부의장 선거에서는 천 의원이 11표를 얻어 당선됐다.

국민의힘 동래구 당원협의회는 지난 총선 공천에서 현역 의원이 탈락하고 위원장이 서지영 의원으로 바뀌면서 당내 갈등이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국민의힘은 1일 실시될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3석을 모두 차지하겠다는 각오를 다졌지만 의장·부의장 선거에서 보여준 당내 반목과 갈등 탓에 불안한 기색이 역력하다. 민주당도 의장 선거의 여세를 몰아 상임위원장 1석을 갖겠다는 입장이다.

여야 동수(각 5명)로 구성된 사상구의회 의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합의 추대한 것으로 알려진 윤숙희 현 의장이 3표를 얻었고, 같은 당 이종구 의원이 민주당 의원의 지지로 6표를 받아 의장으로 선출됐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같은 선택을 예상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사상 당협위원장은 3선의 장제원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뒤 그와 ‘정치적 동지’ 관계인 김대식 의원이 이끈다.

영도구의회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지원을 받아 의장을 배출했지만 내부 이탈로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2석을 모두 민주당에 내주는 일이 벌어졌다. 여야 동수(각 3명)에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된 이곳의 양당은 의장단 선거 전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2석 등 총 4석을 양분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장 선거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이 의장, 민주당이 부의장, 상임위원장은 나누기로 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의원 1명이 불참하면서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모두 차지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 관계자는 “이번 의장단 선거와 관련한 해당 행위 등을 한 기초의원들을 징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제 막 당협 위원장이 된 초선 의원들과 전직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하던 2년 전 공천을 받은 기초의원들이 쉽게 공존하기는 어렵다. 특히 의장단 선거는 국민의힘 당협 내부의 사정을 여실히 드러낸다는 점에서 일부 지역의 초선 의원들은 체면을 상당히 구긴 셈”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