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상~진양램프구간 대심도 준공땐 중복
- 도로기능 상실 구조물 처리 논의도 발목
- 환경단체, 국내 최장 공중공원 활용 제안
- 市·주민은 “주거밀집지 관통” 철거 희망
부산의 또다른 대역사로 주목받는 부산 사상~해운대 지하화 고속도로 사업이 공사비 증액 검토의 여파로 차질이 우려된다. 국토교통부는 애초 2030년을 목표로 했던 준공 일정을 2033년으로 변경하고 우선협상대상자 측과 공사비 증액 협의에 들어갔다. 이 사업과 구간이 중복되는 동서고가로 사상-진양램프 처리 논의도 이 같은 상황으로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면서 부산연구원도 동서고가도로 관련 용역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28일 국제신문이 진양램프에서 옛 개금요금소 방향으로 항공촬영한 동사고가로 전경.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국토교통부는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사업비 증액과 관련해 기획재정부에 국비 부담금 상향 검토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GS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시기는 지난해 2월로, 같은 달 안전 설비를 강화한 ‘도시지역 지하도로 설계지침’ 개정이 이뤄져 사전에 제출한 사업 계획서에 설계 지침 개정안을 반영할 수 없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비 증가에 따른 수익률 저하로 유료도로 통행료 상승 등 시민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막고자 국비 부담금 비중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시에 따르면 사상~해운대 고속도로의 진·출입로는 사상분기점 학장나들목 진양나들목 시민공원나들목 벡스코나들목 좌동나들목 송정나들목 기장분기점 등 8곳이다. 이 가운데 진양나들목과 인접한 시민공원나들목은 황령터널과 연결하기 위해 신설된다. 벡스코·좌동나들목은 해운대지역 만성 교통난을 해소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 사업의 지연은 동서고가로 처리 방안을 논의 하는 데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1994년 12월 전 구간이 개통된 동서고가도로는 사상구 감전동과 남구 감만동까지 14.8㎞ 연결하는 지상 10~20m 높이 고가도로다. 사상~해운대 지하화 고속도로가 생기면 이 도로와 중복되는 사상~진양램프 구간의 도로 기능은 끝나는 것으로 결정됐다. 다만 동서고가로 구조물을 뜯어내 없앨 것인지, 구조물을 그대로 두고 활용할지를 놓고 지역사회의 의견이 엇갈린다.
앞서 환경단체인 부산그린트러스트는 지난해 세미나를 열고 뉴욕 하이라인과 서울로 7017처럼 도심 공중 공원을 만들자고 제안한 바 있다. 세계 최대 규모의 공중정원을 조성해 상업·관광시설과 연결하고 보행자·자전거 중심 시설로 만들자는 구상이다.
하지만 동서고가를 지나는 지자체와 주민은 공원화 대신 철거를 원한다. 김영욱 부산진구청장은 “지난해 주민투표 결과 철거 찬성이 82%로 나타났다. 그동안 소음과 매연, 일조권 침해 등 주민 피해가 막대했는데 공원이 생기면 사생활 침해와 야간 빛 공해 피해까지 겪어야 하기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조병길 사상구청장도 “하이라인은 상업지·관광지 인근 2.3 ㎞ 길이 저층 철로이기 때문에 (동서고가도로처럼) 주거밀집지를 관통하는 14㎞ 왕복 4차로 도로에 적용하기엔 맞지 않다. 막대한 유지·관리비에 비해 지역주민에게 돌아갈 실효성은 높지 않다. 동서고가로는 철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연구원도 사상~해운대 지하화 고속도로 사업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하고 다음 달 완료를 목표로 실시하던 ‘동서고가도로 처리 방안 검토 연구 용역’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이 용역은 동서고가도로의 도로 기능 폐지를 전제로 하고, 동서고가로 철거와 공원화 방안의 장단점 분석과 여론조사를 위해 진행됐다. 부산연구원 관계자는 “공사비 증액 협상 등으로 사업 추진 일정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동서고가로 기능과 관련한 시민 여론을 수렴하는 것도 현재로서는 부담스럽다고 판단해 (용역을) 잠깐 멈추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