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상구에서 기장군까지 22.8㎞ 길이를 대심도로 연결하는 ‘사상~해운대 지하화 고속도로 사업’이 공사비 증액 여파로 준공 일정에 상당한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사업주체인 국토교통부는 지하터널의 안전 기준이 대폭 강화하면서 총사업비가 최소 4000억 원은 더 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자 우선협상대상자와 사업비 증액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사업의 지연은 이와 연동된 동서고가로 철거 여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부산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총사업비 증액과 관련해 ‘설계 적정성 검토’를 진행한다고 28일 밝혔다. 당초 총사업비는 약 2조180억 원으로, 20% 이상 30% 미만(4000억~6000억 원)을 증액하는 방안을 우선협상대상자인 GS건설 컨소시엄과 협의한다. 이 사업은 부산의 서쪽 남해고속도로 제2지선과 동쪽 동해고속도로(부산~울산) 간 22.8㎞ 거리를 지하로 연결하는 대역사로, 내년 착공해 2030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됐다. 하지만 국토부는 착공 일정을 이르면 2028년으로 조정하고 공사비 증액을 논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은 착공일로부터 준공까지 66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돼, 2030년 준공 목표를 사실상 달성하기 어렵게 됐다.
사상~해운대 고속도로 건설은 손익공유형 민간투자사업(BTO-a) 방식으로 진행한다. 이는 시설의 건설 및 운영에 필요한 최소 사업운영비를 정부가 보전하는 것으로, 사업자는 완공 뒤 45년 동안 직접 운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고 수익을 얻는 구조다.
국토부와 우선협상대상자 간 사업비 증액 논의는 지난해 2월 ‘도시지역 지하도로 설계지침’ 개정에 따른 안전 설비 기준이 강화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2022년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에서 달리던 트럭에 불이나 5명이 숨지고 56명이 다친 사고를 계기로 안전 사고 예방을 위한 설비 기준을 대폭 강화했다. 이 기준에 따라 사상~해운대 도로의 터널에 연기를 제거하는 설비를 설치해야 해 천장 높이가 4.5m에서 1.4m 가량 더 높아진다. 또 오른쪽 길어깨 폭도 긴급통행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해 2m에서 2.5m로 확충해야 하는 등 터널 내부 면적이 넓어져야 해 사업비 증액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국토부는 올해 말까지는 우선협상대상자와 사업비 증액 협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공사비의 적정성과 설계 경제성 검토 등을 전문기관에 의뢰해 그 결과를 토대로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받아 총사업비를 다시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 관계자는 “협의를 시작한 상황이지만 증액 한도는 30% 미만이 될 것”이라며 “사업성과 수익률 등을 다각도로 검토해 2028년 착공 목표에 맞춰 2033년까지 공사를 마칠 수 있도록 사업을 신속히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