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을 이용한 사전 선거운동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당선무효형인 벌금 700만 원을 선고받았다. 하 교육감은 이날 선고 직후 상고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정의와 상식에 맞는 결과를 반드시 되찾을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윤수 부산시교육감이 8일 부산고법에서 당선무효형인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은 뒤 굳은 표정으로 법정을 나서고 있다. 전민철 기자

부산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재욱)는 8일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하 교육감의 항소심 선고공판을 8일 열어 이같이 선고했다. 하 교육감과 함께 기소된 포럼 ‘교육의힘’ 관계자 4명에게도 1심과 같은 벌금 300만~500만 원을 선고했다. 검찰이 공소장을 항소심에서 일부 변경했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재판부가 원심 판단을 유지한 것이다.

하 교육감은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사무소와 유사한 포럼을 설립하고 선거운동을 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9월 1심에서 당선무효형(벌금 100만 원 이상)을 선고받아 항소했다. 하 교육감 측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포럼은 유사 선거기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기록상 드러난 선거 진행 경과, 포럼 구성과 대외적 활동 등을 종합하면 포럼은 피고인을 교육감으로 당선시키고자 하는 선거운동을 목적으로 한 유사기관에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교육감 단일화 활동은 당내 경선과 유사하기 때문에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하 교육감의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후보 단일화를 선거운동이 아니라고 한다면 후보자들이 임의로 후보 단일화를 빙자해 실질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을 막지 못하게 된다”며 “이는 공직선거법을 잠탈(교묘하게 빠져나감)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특히 관심을 모았던 하 교육감의 위헌법률심판 신청도 “위헌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기각했다. 앞서 하 교육감은 포럼이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것으로 이는 정당의 당내 경선과 사실상 비슷한 기능을 하는 데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선거운동의 법적 보장이 없다며 위헌법률심판 신청을 했다. 이와 함께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 89조 등이 선거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며 같은 신청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