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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리1호 해체 시작했는데…반출시점도 못 정한 핵폐기물

한수원, 해체 전 사전 작업인 제염 착수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4-05-07 19:37:39
  •  |   본지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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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기술 활용 원전해체산업 육성 꾀해
- 포화 임박 사용후핵연료 처리 해법 없어
- 특별법 계류에 영구저장시설화 우려도

국내 최초 원자력 발전소인 고리1호기의 해체 작업이 첫발을 뗐다. 원전 생산 기틀을 마련한 데 이어 해체 산업까지 이끌게 됐다는 점에서 주목받는 가운데 사용후핵연료 문제 해결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무른다.
7일 부산 기장군 한국수력원자력 고리본부에서 열린 고리1호기 해체제염 착수 기념식에서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가 제염 작업 절차를 설명하고 있다. 한수원 제공
한국수력원자력 고리본부는 7일 고리1호기 해체제염 착수 기념식을 열었다. 이날 기념식에는 한수원·산업통상자원부·부산시·기장군 관계자 등 약 200명이 참석했다. 1978년 상업 운전을 시작한 국내 최초 원자력 발전소 고리1호기는 2007년 설계수명 30년이 다해 가동을 일시 중단했다가 운영이 10년 연장됐다. 이후 수명 연장을 시도했지만 2017년 영구 정지됐다. 2021년 한수원이 해체 승인을 위한 해체 계획서를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한 뒤 해체 사전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제염 작업은 해체 승인 전 실시하는 사전 작업 핵심 중 하나로 해체 작업이 첫발을 뗐다는 것을 의미한다. 화학약품을 주입해 내부에 쌓인 방사성 물질을 제거함에 따라 피폭 위험을 줄이고 해체 용이성을 확보한다. 방사성 오염도가 높은 구역은 로봇 등을 이용한 원격 작업으로 이뤄진다.

국내 원자력 발전소가 해체제염에 들어간 것은 처음으로 한수원은 고리1호기를 통해 국내 기술 고도화를 꾀한다. 한수원은 이번 해체제염 작업에 국내 기술진이 개발한 기술과 장비를 사용한다. 고리1호기 해체 작업을 발판으로 삼아 국내 원전 해체 산업을 육성하고 해외 진출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영구정지된 원자로 212기 중 현재까지 21기만이 해체를 완료해 원전 해체 산업은 미래 먹거리로 여겨진다. 한수원 황주호 사장은 “국내 산업 발전을 이끈 고리1호기가 이제는 원전 해체라는 새로운 길을 열게 됐다”며 “원전 해체 시장은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 있는 만큼 안전하고 투명하게 해체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고리1호기의 해체 작업이 시작됐지만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는 여전한 숙제다. 고리1호기 해체를 위해서는 사용후핵연료를 반출해야 하는데 사용후핵연료 처리를 위한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특별법안이 21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고리원전 부지 내 임시 저장시설이 설계에 착수했지만 영구 저장시설이 없고 고준위 특별법마저 계류 중인 상황에서 고리1호기가 사실상 영구 저장시설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강하게 제기된다. 고리원전 사용후핵연료 저장률은 ▷고리1호기 100% ▷2호기 94% ▷3호기 96% ▷4호기 94% ▷신고리1호기 70% ▷신고리2호기 74% 수준으로, 2032년이면 포화에 이를 전망이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산업부 김진 원전산업정책국장은 “계류 중인 고준위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원전 업계와 정부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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