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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령군 “부산 물공급 없던 일로”…취수원 다변화 다시 원점

상생 협약 뒤 주민 거센 반발 곤욕

  •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
  •  |   입력 : 2024-04-30 19:06:40
  •  |   본지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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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의회 보고 안해…민의 짓밟았다”
- 군, 2주 만에 市에 협약 해지 통보
- 부산 오랜 숙원 식수사업 다시 난관
- 市 “여론 수렴해 협약 지속을” 설득

부산시와 경남 의령군의 협약으로 물꼬를 틀 것으로 기대된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국제신문 지난 4월 16일 자 1·3면 보도)이 원점으로 돌아오게 됐다. 주민의 극심한 반발에 직면한 의령군이 상생 협약을 맺은 지 2주 만에 부산시에 해지를 통보한 데 따른 것으로, 부산의 오랜 숙원인 ‘안전하고 깨끗한 먹는 물 공급’은 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30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의령군은 지난 26일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낙동강 유역 맑은 물 공급체계 구축) 사업 관련 상생발전 협약을 해지한다고 부산시에 통보했다. 지난 12일 박형준 부산시장과 오태완 의령군수가 직접 참석해 협약서에 서명한 지 2주 만이다.

의령군은 사업 영향지역 주민이 구성한 ‘낙서면 낙동강 취수 반대 대책위원회’에 협약 해지 통보 사실을 알리면서 “추진 과정에서 군민께 사전에 충분한 설명이 이뤄지지 못해 여러 걱정과 오해를 초래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 군은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과 관련한 검토에 있어서 군민과 사업 시행지역 주민의 이익을 최우선 과제로 하겠다”며 “영농 피해 등에 대한 세부적 대책을 면밀히 검토해 군민 동의 여부에 따라 사업을 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령군의 협약 해지 통보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협약 체결 이후 의령군의회와 낙동강 취수원 지역 주민은 의견 수렴과 주민 동의 절차가 없었다며 반발했다. 지난 22일에는 주민 대책위는 의령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군의회에 보고조차 하지 않고 강변여과수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협약을 맺은 것은 민의를 짓밟아버린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낙동강 유역 맑은 물 공급체계 구축 사업은 1991년 이른바 ‘페놀 사태’ 이후 부산과 동부 경남 주민의 먹는 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취수원을 다변화하는 사업이다. 의령과 창녕의 강변여과수와 합천 황강의 복류수를 하루 90만t 취수해 부산과 동부 경남에 각각 42만t과 48만t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업 영향지역 주민들은 이 사업으로 낙동강 지하수 수위가 낮아져 농업용수 확보가 힘들어질 수 있고, 취수 구역과 그 주변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생활에 지장이 생길 것을 우려했다.

이에 부산시는 의령군과의 협약을 통해 연간 200억 원 규모로 취수지역 농산물을 구매하는 상생 방안을 제시했다. 시는 상시 모니터링을 통해 농업용수 부족이 예상되면 취수를 중단하는 등 주민 피해 방지와 지원을 위해 의령군과 긴밀하게 협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번에도 주민 반발을 넘어서지 못했다.

의령군에 이어 창녕군, 합천군과 차례로 상생발전 협약을 체결하려던 부산시의 계획에도 제동이 걸렸다. 시 고위 관계자는 “낙동강 취수원 다변화 사업은 취수지역 주민의 동의가 최우선이라는 시의 입장에 변함이 없다. 다만, 곧바로 협약을 해지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갖고 주민 여론을 최대한 수렴한 뒤 협약을 이어가자는 뜻을 의령군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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