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패원인 분석·재도전 의견 논의
- 부산문화 홍보 방식 재설정 요구
- 시민 참여 이끌어낼 지원책 촉구
- 상공계 재도전시 적극 지원 의사
- “허브도시 집중이 바람직” 주장도
부산시의 2030세계박람회 유치가 실패로 돌아가며 향후 방향성에 시민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각계 전문가가 열띤 토론을 통해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유치 재도전과 관련한 여러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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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신문과 부산시의회, 부산상공회의소 주최·주관으로 25일 부산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산엑스포 후속 전략 긴급 토론회’에서 안성민 부산시의회 의장과 이준승 부산시 행정부시장, 양재생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국제신문 정상도 논설주간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25일 ‘부산엑스포 후속 전략 긴급 토론회’에서 부산경제정의실천연합 도한영 사무처장은 엑스포 유치 준비 과정에서 미흡했던 점을 분석하고, 재도전 실현 가능성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도 사무처장은 “엑스포 유치의 필요성을 두고 시민의 공감대 형성이 부족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2월 부산연구원이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시민은 엑스포 유치가 부산시나 국가 발전에는 기여할 수 있으나 개인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경제적 효과에 중점을 둔 시의 홍보 전략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2035엑스포 유치와 관련해 “재도전한다면 지난번보다 더 열정적인 시민 응원이 필요할 테지만, 참패라는 결과에 시민의 허탈감이 컸던 만큼 신뢰를 되찾기 쉽지 않을 것이다. 엑스포 유치 재도전보다는 부산이 글로벌 허브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집중하는 편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심재운 부산상공회의소 경제정책본부장은 상공계가 바라보는 엑스포 유치 과정을 가감 없이 전달했다. 그는 먼저 “상공회의소도 엑스포 준비 성과를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엑스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추상적인 성과는 떠올릴 수 있지만, 지표로 드러나는 객관적인 성과를 입증하기는 쉽지 않았다”고 미흡한 점을 짚었다. 그는 “2035 엑스포를 위해 다시 뛰어가려면 성과를 정량화할 수 있는 지표를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정확한 평가를 통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강점을 더 살릴 수 있다. 또 지난번과 차별화되는 색다른 전략을 세울 수 있을지도 냉철하게 고민해야 한다”면서 “이런 물음에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없다면 5년 후에도 같은 결과가 반복되지 않을 거라고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부산시가 재도전 의사를 밝힌다면 상공계는 이번에도 적극적으로 시와 함께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시의회 2030부산세계박람회유치특별위원장을 맡았던 강철호 의원은 시가 엑스포 유치에는 실패했지만 준비 과정에서 얻은 효가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치가 실패한 후에도 부산은 상반기 외국인 방문객이 증가했고, 외국인 방문자가 지출한 금액도 늘었다. 도시브랜드 평판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는 엑스포 유치가 주는 유망한 미래의 전망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엑스포 유치는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나아가는 여러 방법 중 하나였다.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면 수정하고 보완해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생기를 잃어가는 부산을 살리기 위해서는 엑스포 유치가 여전히 중요한 문제”라고 주장했다.
부산 동구의회 김미연 의원도 강 의원의 발언에 동조했다. 그는 동구의회 2030부산월드엑스포특별위원장을 맡았다. 김 의원은 “미래세대에게 남겨줄 것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 보니, 엑스포야말로 다음 세대에게 전해줄 수 있는 값진 선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엑스포 유치를 진심으로 응원했고, 부산 홍보 활동에 최선을 다했다”며 “특히 동구는 온 구민이 한 마음으로 뭉쳐 열정을 쏟아냈던 기억이 선명하다. 엑스포는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로 거듭나는 단단한 발판이 될 것이기에 그때 그 마음을 기억하며 온 시민이 다시 한번 마음을 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영화제작자로 활동하는 카제미 세이팔리(이란) 씨는 엑스포 재도전을 위해 부산의 문화 홍보 방식과 외교 방향을 다시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엑스포 개최지는 각국의 정상이자, 세계 최고 엘리트가 모여 결정한다. 부산의 문화를 알리기에 앞서 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준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부산은 아름다운 도시이고 BTS를 비롯한 K-컬처도 큰 장점이지만, 이를 전 세계의 취향에 맞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비교적 폐쇄적인 외교 방식을 버리고 다양한 세계 전문가의 컨설팅과 매니지먼트를 받는 등 부산의 무대를 세계적 수준으로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방청석에서도 많은 의견을 제시했다. 시민 남율수(64) 씨는 “엑스포에 재도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카드를 제시해야 한다. 북한과의 협력 등 참신한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석병수 부산노동권익센터장은 “지리적인 글로벌허브도시의 개념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시의 다문화 정책의 문제점을 짚었다. 그는 “시의 이주민 정책은 이들을 취약계층 노동자로 여기는 것에 그치는 실정이다. 진정한 글로벌 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보다 개방적인 시야로 외국인을 바라보며 다문화 정책을 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 윤성진(43) 씨는 “엑스포 유치는 시민과 정부의 발걸음이 맞아야 실현 가능하다”며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려면 동기 부여가 중요한 만큼, 관에서 시민의 홍보 활동을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