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화한 도시에 빈집이 방치돼 보기 싫으셨죠?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지방자치단체에서 무던히 노력했지만 그동안 좀체 진척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 지자체에서 색다른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부산의 원도심권인 중구의 소유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중개 프로그램입니다.

부산 원도심 중 하나인 서구의 한 빈집. 국제신문DB

부산 지역은 빈집이 많아 사회 문제화되고 있습니다. 흉물화로 도시 미관을 해치고, 각종 범죄의 온상이 되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자 이를 해결하고자 그동안 지자체에서 나섰지만 비용 문제와 사유지라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빈집이 많은 중구가 철거 위주의 방식에서 빈집을 수요자에게 중개하는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중구는 이런 내용의 정책 추진을 위해 ‘빈집 정비 지원 및 관리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고 합니다.

이 개정안의 핵심은 그간 시행됐던 빈집 정비 조례에서 ‘빈집뱅크’ 조항을 신설한 것입니다. 빈집뱅크는 한마디로 빈집 소유자와 수요자를 연결하는 일종의 중개 프로그램입니다. 중구의 홈페이지에 사이트를 구축해 빈집뱅크를 운영하겠다는 구상입니다.

중구가 위촉한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소속 공인중개사가 빈집뱅크를 운영하고 중개하는 역할을 하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협력 공인중개사는 중구에서 활동비 등 수당을 지급받는 형식입니다.

중구가 빈집뱅크 운영을 추진하게 된 것은 청년예술가나 요식업자 등 빈집을 개조해 사용하려는 수요가 어느 정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철거 위주의 빈집 정비 정책 기조에 변화를 꾀한 것입니다.

또, 공사비와 폐기물 처리 비용 등도 상승해 기존 철거 사업만으로 빈집 정비를 지속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중구는 4등급으로 분류된 빈집 중 2등급 이상만 빈집뱅크의 중개 대상으로 삼을 방침입니다. 1·2등급은 비교적 양호한 상태의 빈집이며, 3·4등급은 철거 및 안전조치 명령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중구의 시도는 흉물로 방치된 빈집문제를 해결하고 자원 낭비도 줄이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아무쪼록 중구의 시도가 결실을 맺어 빈집 문제를 해결하는 데 좋은 사례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