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국정원·인터폴 등과의 공조를 통해 필리핀에서 국내로 마약을 유통해온 조직의 총책을 붙잡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현재 이 총책의 송환 절차를 진행 중이다.

부산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필리핀 현지 총책 A(42) 씨와 밀반입책(5명), 판매책(27명), 구매·투약자(16명) 등 49명을 검거하고 이중 17명을 구속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등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3월까지 필리핀에서 시가 12억 원 상당의 필로폰 1.7㎏을 우리나라로 들여와 유통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비닐로 싼 필로폰을 여성 생리대에 숨기고 속옷에 붙이는 방식으로 공항 검색대를 통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이 압수한 필로폰

우리나라에 들어온 필로폰은 모바일 메신저 텔레그램을 이용해 유통됐다. 판매책은 구매자와 메신저로 접촉한 뒤, 주택가 전기단자함이나 소화전 등에 필로폰을 숨겨두는 ‘던지기’ 수법을 활용했다. 총 690건의 던지기 판매건수 중 인적이 드문 화단이나 야산에 필로폰을 둔 경우도 21건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중간 브로커를 끼고 판매대금을 가상화폐로 받는 방식으로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수사를 진행하며 1.2㎏가량의 필로폰과 합성대마 2.3㎏, 환각버섯 240g 등을 압수하고, 외제차등 5580만 원 상당의 재산을 압류하기도 했다. 경찰은 마약 밀반입 과정을 역추적해 필리핀 현지에서 총책 A씨를 검거했다. 경찰은 필리핀 현지 수용소에 있는 A씨의 송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부산경찰청 정원대 마약범죄수사계장은 “마약을 구입하거나 투약한 이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마약은 대부분 서울·경기 지역에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이 압수한 환각 버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