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전선거운동’ 항소심 3주 연기
- 교육감 선거 전 포럼 만드는 등
- 유사 혐의 박한일 전 총장 무죄
- 법조계 일각 “동일한 성격 아냐”
포럼을 이용한 사전 선거운동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하윤수(사진) 부산시교육감의 항소심 선고가 3주나 연기(국제신문 지난 18일 자 3면 보도)되면서 하 교육감에게 지역사회의 이목이 집중된다. 지역 법조계는 하 교육감의 위헌법률심판 신청으로 이 사건을 주목했지만 최근에는 ‘유사 사건’으로 분석되는 박한일 전 한국해양대 총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무죄 판결과 피고인 1명의 무단 불출석에 따른 선고공판 연기가 항소심 판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여러 분석을 내놨다.
부산고법 형사2부(재판장 이재욱)는 지난 17일 하 교육감 등 5명의 선고공판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은 하 교육감은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법정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부가 하 교육감이 신청한 위헌법률심판을 각하 또는 기각하면 선고를, 인용하면 선고가 연기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엉뚱하게도’ 이날 선고는 하 교육감과 함께 기소된 A 씨의 무단 불출석하면서 연기됐다.
하 교육감의 선고공판을 연기한 재판부는 다른 사건의 선고를 먼저 진행했다. 공교롭게도 6·1 지방선거에서 부산교육감 선거에 도전하려다 중도 하차한 박 전 총장의 항소심 선고였다. 박 전 총장 역시 부산교육감 선거 중도·보수 진영 후보 단일화 전 만든 포럼이 문제가 됐다. 1심은 이 포럼 활동이 선거운동에 해당한다며 벌금 400만 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무죄를 선고했다. 포럼 설립 시기와 활동 종료일이 선거와 상당한 간격이 있고 후보 단일화와 선거 출마를 포기한 점 등에 미뤄 포럼 활동이 선거운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 전 총장의 사건은 기소는 물론 1심 선고 단계에서조차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법조계에서는 하 교육감과 박 전 총장의 사건이 같은 재판부에서 진행됐고, ‘교육감 선거’와 ‘포럼’ 등의 공통 분모가 있다는 이유로 예의주시한다. 하 교육감은 포럼을 이용한 사전 선거운동 혐의 외에 허위 학력 기재와 기부행위 위반 혐의도 받지만 주된 혐의는 사전 선거운동 혐의다. 국제신문이 하 교육감의 1심 판결문을 분석한 결과 재판부는 포럼 설치·운영 주체가 누구이며, 포럼 설치 목적과 활동이 사전 선거행위에 해당하는 이유 등을 상세히 기술했다. 56쪽에 달하는 판결문의 대부분이 이 내용으로 구성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 포럼의 회원들 대부분이 하 교육감을 선거 단일화 후보로 선출되도록 하고, 나아가 교육감으로 당선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포럼의 목적으로 이해하고 활동하였다고 진술하였다”고 판시했다.
만일 항소심에서 포럼 부분이 무죄로 인정되면 1심보다 상당히 감형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하 교육감 측은 포럼이 교육감 후보 단일화를 위한 것으로 이는 정당의 당내 경선과 사실상 비슷한 기능을 하는 데도 교육감 선거에서는 선거운동의 법적 보장이 없다며 위헌법률심판 신청을 했다. 이와 함께 ‘선거일 전 180일부터 선거일까지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 89조 등이 선거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면서 같은 신청을 냈다.
지역 법조계 관계자는 “위헌법률심판을 피고인이 신청한 상황에서 재판부가 피고인 1명의 불출석으로 선고공판을 연기했다. 결국 재판부가 피고인의 신청을 기각·각하하고 선고를 진행하려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다만 ‘포럼 혐의’와 관련해서는 박 전 총장은 중도 하차했고, 하 교육감은 당선됐다는 점과 포럼의 활동이나 성격 등을 동일하게 보기 어렵지 않겠냐”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