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현장 추락사고 등 재해 잦아
- 지역 영세사업장 많아 혼란 이해
- 안전관리 전문가 선임 인건비 지원
“지난 1월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상시근무자 50인 이상 사업장에서 5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되며 우리 사회의 안전보건 환경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의 안전문화를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반영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발생한 중대재해는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히 수사하는 한편, 영세·중소기업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이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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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휘 부산고용노동청장이 중대재해처벌법 확대에 따른 지원책을 설명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
지난달 5일 취임한 부산고용노동청 김준휘 청장은 최근 노동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중대재해처벌법 확대를 두고 이같이 설명했다. 김 청장은 1990년 12월 근로감독직으로 공직에 임용된 후 약 33년간 포항 울산 대구지역에서 근로감독관으로 활동했다. 이후 본부와 지방관서에서 감독·고용부서장, 양산·울산지청장 등 다양한 분야의 보직을 지낸 고용·노동 전문가다. 그는 “그간 본부와 지방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노사단체, 자치단체, 기업 등과 긴밀히 소통·협력하여 부산의 실정에 맞는 고용노동정책을 집행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취임 각오를 밝혔다.
김 청장의 취임 직전인 지난해 12월 20일부터 1월 26일까지 부산 노동현장에서는 11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관해 김 청장은 “11건의 사고 중 건설업에서 발생한 사고가 5건으로 가장 많았다. 건설업의 경우 높은 곳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이 많아 추락사고가 잦은데, 실제 지난해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건설업 산재 사망자의 70% 이상이 추락사고로 인한 것이었다”고 분석했다. 이어 “부산청은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이달부터 오는 5월까지 추락 위험이 높은 건설현장 등 50개소를 대상으로 ‘건설업 추락재해 예방 집중감독’을 진행한다. 또 68개의 전문건설업체를 산업안전감독관과 매칭해 중소 건설업체의 안전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김 청장은 특히 지난 1월 27일 확대 적용된 중대재해처벌법에 대한 고심이 깊었다. 그는 “부산은 울산 경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기업이 부족하고, 근로 조건이 열악한 생계형 영세 사업장이 많다. 숙박·음식점업 등이 대표적인데, 영세·중소 사업장은 별도의 안전관리 전문 인력 확보와 안전교육·시설 확충이 어려워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이후 노동현장의 혼란과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김 청장은 이어 “부산청은 소규모 사업장이 ‘공동안전관리 전문가’를 선임할 경우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향후 중소업체가 사업장 특성에 맞는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컨설팅, 상담, 기술지도, 재정지원 등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으로 수사 대상 업장이 폭증하면서 부산청의 업무도 급증했다. 김 청장은 “급격하게 늘어난 업무에 본청 직원의 정원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행정안전부의 허가를 먼저 받아야 하고,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도 필요해 당분간 인력난을 해결하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그동안 업무를 감당하기 위해 안전사고예방 홍보 시 안전보건공단 등과 협업해 사업을 진행하고, 기존 노동청 소속의 안전사고예방 홍보 담당 인원을 중대재해 수사관으로 배치하는 등의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대재해처벌법을 두고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고, 제대로 된 처벌이 이루어지지 않아 바뀌는 것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법 시행 이후 중대재해는 ▷2021년 119건 ▷2022년 106건 ▷2023년 100건으로 감소하는 등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부산청장으로서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관리체계가 지역 산업 전반에 깊게 뿌리 내리고, 안전 문화가 꽃 피울 수 있도록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