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 성추행 혐의를 받는 김태우 경남 양산시의원이 사퇴했다. 그러나 늦은 사퇴로 보궐선거가 내년으로 미뤄져 약 1년간 의원 공백 사태가 빚어지는 등 논란이 인다.

25일 김태우 의원이 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김성룡 기자

김태우 의원은 25일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의원직 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지난 1월 12일 피해자가 김 의원을 경찰에 고소한 지 2개월여 만이다. 이날 김 의원은 “정신적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받은 피해자에 사죄하며 양산시민에게도 사죄한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그 결과와 상관없이 이 시간 이후로 모든 걸 내려놓고 피해자의 마음을 달래고 위로하는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양산시의회에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하기로 했다. 시의회가 사퇴서를 수리하면 사직 처리가 완료된다.

김 의원은 사퇴했지만, 사퇴 시기가 늦어지면서 이번 4·10 총선에서 재·보궐선거를 치를 수 없게 됐다. 재·보궐 선거 확정 시한이 지난달 29일로 끝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원 공백이 1년 이상 지속될 수밖에 없게 됐다. 기초의원 보궐선거는 종전에는 매년 4월과 10월 두 차례 진행됐는데,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기초의원 선거는 4월 중 한 차례만 치러지기 때문이다.

양산시 동면·양주동 선거구는 김 의원을 포함해 국민의힘 2명, 더불어민주당 1명 등 3명의 기초의원이 있다. 김 의원의 사퇴로 시의원 한 명이 줄어 해당 지역구 주민은 내년 4월 새 의원이 뽑히기 전까지 의회를 통한 여론전달 창구가 좁아지는 불이익을 받게 됐다. 더욱이 김 의원은 시의회 도시건설위원장이란 중책을 맡았다. 또 올 상반기 중 한 차례 이상 시의회 추경예산 심의 등 주요 안건 처리가 예정돼 있어 해당 지역구 주민으로서는 지역 현안 사업 예산 확보 등에서 불리할 수도 있다.

양산시 동면 사송신도시 주민 이정영(45) 씨는 “지난 1월 성추행 문제가 전국적으로 이슈가 될 때 제때 사퇴를 했으면 시의원 장기 공백의 문제점이 생기지 않았을 텐데 아쉽다. 더는 이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