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부터 의협 회장 선출 투표
- 강경파 당선 땐 반발 거세질 듯
- 동아대 의대 교수협 사직 결의
- 부산대 의대는 사직 설문 실시
- 정부, 의협 간부 2명 면허 정지
- 현 행위별 수가제 과잉진료 초래
- 입원 등 필수의료 보상 확대키로
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가 집단 사직하는 등 의료 대란을 빚은 지 19일로 한 달째다. 이런 가운데 대한의사협회장과 부산시의사회장 선거 결과에 따라 의사 단체의 반발이 더 거세질 전망이다. 정부는 의협 간부에게 첫 의사면허 정지 처분을 내리는 한편 필수 의료 강화를 위해 현행 수가 제도를 전면 개편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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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아산병원 어린이병원에서 뇌종양 항암치료를 위해 입원 중인 어린이 환자와 주먹을 맞대며 격려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
■개원의 동참 가능성 커져
의협은 20일부터 22일까지 전자투표 방식으로 제42대 회장을 선출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다득표자 2명이 오는 25~26일 결선 투표를 한다. 입후보자는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 겸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조직강화위원장, 주수호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박인숙 전 국회의원, 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경남지부 대표 등 5명이다. 5명 가운데 정 대표를 제외한 4명은 모두 ‘강경파’로 분류된다.
앞서 전공의 의료 현장 이탈과 의대생 수업 거부, 의대 교수 집단 사직 등의 상황이 전개된 가운데 의협 차기 회장에 강경파가 당선되면 개원의까지 휴진 등 집단행동에 동참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이번 사태로 진료 등에서 피해를 보는 환자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부산시의사회도 19일 정기대의원 총회를 열고 제39대 회장을 선출한다. 대의원이 투표하는 간선제로, 김태진 현 회장과 해운대구의사회장을 지낸 유종훈 후보가 이에 도전한다. 부산시의사회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향후 부산에서 휴진 등 개원의의 집단행동 양상도 미묘하게 달라질 전망이다.
다만 개원의는 2020년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 당시에도 집단휴진 참여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지역의 한 의료인은 “개원의가 휴진에 나서게 되면 병원 직원도 피해를 보기 때문에 섣불리 나서지 않는 분이 많을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 의대 증원에 반대하지만,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의협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에게 각각 3개월의 의사면허 정지를 처분하기도 했다. 이들은 다음 달 15일부터 3개월간 의사 면허가 정지된다. 이들은 정부를 상대로 행정 소송을 할 방침이다.
한편 부산에서는 부산대 의대에 이어 동아대 의대 교수협의회가 이날 성명을 내고 “부당한 정책 추진에 목소리를 내고자 교육받을 권리를 포기한 학생들을 뒤로하고 더 이상 교수라는 이름을 걸고 학교에 있을 수 없다”며 “사직은 자유 의지에 따라 조용히 자발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대 의대 교수협의회는 이날 하루 동안 교수진에 사직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뒤 19일 부산대 양산캠퍼스에서 의대 정원 확대 사태에 대한 2차 기자회견을 열고 설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수가 제도 손본다
정부는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현행 수가 제도를 ‘가치 기반 지불제도’로 전면 개편하기로 했다. 현행 수가 제도는 모든 개별 의료행위마다 단가를 정해 지불하는 ‘행위별 수가제’를 따른다. 의료 행위를 많이 할 수록 수익이 늘어나기 때문에 치료 결과보다는 각종 검사와 처치 등을 늘려 과잉 진료를 초래하는 단점이 있다. 정부는 현행 수가 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상대가치 점수를 신속하게 재조정한다. 상대가치 점수는 행위별 수가제의 기본이 되는 의료 행위별 가격이다. 수술·입원·처치·영상·검사 등 5개 분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수술·입원·처치는 저평가된 반면 영상과 검사는 고평가돼 있다.
이에 상대가치 점수의 개편 주기를 2년으로 단축하고, 이후 매년 상시 조정한다. 올해는 중증 수술 분야의 필수 의료에 관한 보상 수준을 높인 제3차 상대가치 개편안을 적용하고 있는데, 제4차 상대가치 개편 때엔 필수 의료 분야의 입원·수술·처지를 대폭 인상할 계획이다. 또 점수 조정을 위해 현행 100여 개의 원가 산정 기준이 되는 병원을 근거 창출이 가능한 수준으로 확대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상대가치 개편 작업을 위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 내에 정부와 전문가, 의료계가 참여하는 ‘의료비용분석위’도 가동한다.
이외 정부는 2028년까지 차질 없이 10조 원 이상을 필수 의료에 투자할 계획이다. 우선 난이도와 업무강도가 높아 의료 공급이 부족한 화상, 수지접합, 소아외과, 이식 외과 등 외과계 기피 분야와 심뇌혈관 질환 등 내과계 중증 질환 등 분야에 대해 총 5조 원 이상을 집중 보상한다. 저출산 등 영향으로 수요가 감소한 소아청소년과와 분만 등 분야에도 총 3조 원, 의료기관 간 연계 협력을 통해 치료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분야에 대해서도 2조 원의 네트워크 보상을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