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덕공단 채용 지원 쇄도

- ‘신의 직장’ 위상 곤두박질 

부산지역 공무원의 자진퇴사(의원면직) 수가 최근 몇 년 새 폭증한다. IMF 사태 이후 직업 안정성이 높아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며 인기를 모았던 공무원의 위상이 곤두박질치고 있는 셈이다.

최근에는 국토교통부가 다음 달 말 출범 예정인 가덕신공항건설공단(가덕공단)을 신설하면서 경력직원 채용 공고를 내자 부산 공직사회가 술렁이기도 했다. 부산시 30대 공무원 A 씨는 “최근 가덕공단 채용이 진행되자 술자리 밥자리마다 이직 이야기 뿐이었다. 젊은 공무원 사이에는 너나할 것 없이 ‘나도 한 번 지원해볼까’하는 말이 많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의 국장급 공무원 B 씨도 “가덕공단 설립 소식에 조직이 난리가 났었다. 아직 가덕공단은 연봉이 확정되지도 않았지만 이직을 희망하는 직원이 많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가덕공단 전체 평균 경쟁률은 36.7대 1이었는데, 이 중 공무원 7급 1년 이상 재직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행정 4급 채용 경쟁률은 95.5대 1으로 모집 단위 중 가장 높았다.

특히 젊은 공무원들은 극한의 경쟁률을 뚫고 공직에 입문했지만 보수는 낮은 반면 다소 경직된 조직문화와 과도한 업무 부담, 악성 민원 등에 시달리면서 공기업 등으로 눈길을 돌리는 양상이다. 실제 공직사회에서는 공기업으로의 이직이 안정성과 처우 등을 보장하면서도 악성 민원 등에 덜 시달린다는 점에서 각광받는다. 시 20대 공무원 C 씨는 “공단은 준공무원 신분이 유지되면서 처우와 조직문화는 지금 조직보다 훨씬 낫다. 근무지가 가덕공항 인근일 수 있는데도 이렇게 공무원의 관심이 몰린 데는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대 한승희(행정학과) 교수는 “신입 공무원의 퇴사율이 높아지면 재교육을 위한 사회적 비용이 커지고, 기존 조직의 근무자 동기부여·직무만족도도 낮아져 조직구조 내 악순환이 반복된다”며 “보수 수준을 현실화하면 좋겠지만 쉽지 않은 만큼 최소한 조직 문화를 자율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