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남, 장모상에 구속정지 요청
“피고인 김○○, 김△△, 김□□.” 지난 8일 오전 부산지법 동부지원 101호는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삼부자가 피고인으로 호명됐다. 부산 동부지원 형사1부(이동기 부장판사) 심리로 부산지역 중견건설업체 일동 오너가 삼부자의 첫 번째 공판 현장이었다. 이 사건은 아버지와 차남 그리고 장남이 서로를 고발한 끝에 모두가 재판에 넘겨졌다는 점에서 지역 법조계는 물론 건설업계에서도 큰 관심을 받았다.
다만 이날 법정에는 구속 상태로 수의를 입고 나온 김모(56) 대표와 불구속 기소된 일동토건 김모(53) 이사만 출석했다. 아버지인 일동 김모(89) 회장은 형사 분쟁 도중 중병으로 쓰러진 뒤 입원 치료 중이다. 김 회장 측은 재판을 분리해 진행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대표는 장모상으로 이날 재판부에 구속집행 정지를 신청해 장례 일정까지 일시 출소했다.
이들은 수십억 원의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조성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김 회장과 김 대표는 허위 공사 대금을 비자금으로 조성하는 방법 등을 통해 2014년 7월부터 2020년 10월까지 82억 원 상당의 비자금을 현금으로 조성하고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13억 원에 달하는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
김 회장은 주거래 은행과 관계를 돈독히 해 여신 업무 편의를 제공받기 위해 로비 대상자를 선정하고 직원을 시켜 부산지역 은행 직원 7명에게 각자 수백만 원 상당의 선물과 상품권을 준 혐의도 있다. 김 이사는 자신이 운영하는 별도 주식회사에 일동토건 자금 50억 원을 대여한 혐의를 받는다.
장남 김 대표의 변호인으로는 법무법인 친구의 곽규택 대표변호사에 이어 법무법인 해인의 문상배 대표변호사가 새로 선임됐다. 문 변호사는 앞서 김 대표가 회사 등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권 소송을 원고 승소로 이끌었다. 아버지 김 회장과 차남 김 이사의 변호는 법무법인 인유와 법무법인 해광, 법무법인 대한중앙이 맡는다. 다만 양측은 공소사실에 관한 의견을 이날 표명하지 못했다. 변호인들은 “공소사실과 수사기록이 많아 아직 검토를 끝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찰은 지난 1월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된 김 대표의 구속 만료일 전에 재판을 끝낼 수 있도록 특별기일을 지정해 1개월이 아닌 1, 2주에 1번씩 재판을 진행할 수 있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