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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임계점…수술 지연에 유산·사망 피해 의심사례 속출

전공의 이탈 2주째… 현장 파행

  • 김진룡 기자 jryongk@kookje.co.kr
  •  |   입력 : 2024-03-03 19:44:15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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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지역 아직 복귀 전공의 없어
- 남은 의료진 사투 벌이다 녹다운
- 의사 역할 PA 간호사 업무 폭증
- 일반 간호사도 불법 진료 불가피
- 병원 병상가동률·수술건수 줄여

부산 등 전국 수련병원에서 전공의가 의료 현장을 이탈한 지 2주째를 맞았다. 전공의 복귀를 기다리는 환자뿐만 아니라 간호사, 의사 등 의료진도 점점 지쳐가면서 현장은 녹다운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형병원은 병상 가동률과 수술 건수를 줄이고 1·2차 병원으로 환자를 유도하는 등 비상진료체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 같은 비상 운영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우려한다.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발해 의료 현장을 이탈한 지 2주째를 맞은 3일 부산진구 부산백병원 응급의료센터에서 의료진이 나오고 있다. 전민철 기자
3일 부산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부산대병원 인제대부산·해운대백병원 동아대병원 고신대복음병원 등에서 아직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복귀 시한(지난달 29일 오후 5시 기준) 내 국내 100개 수련병원에서 의료 현장에 복귀한 전공의는 565명으로 집계됐다. 이탈한 전공의는 8945명으로 전체의 71.8%를 차지했다.

전공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환자의 고통은 커진다. 복지부의 ‘의사 집단행동 피해신고·지원센터’에는 한 여성이 이번 사태로 병원에서 수술을 거부당해 아기를 유산했다는 피해 의심 사례도 접수됐다. 또 투석 치료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지만, 전공의 부족 등의 원인으로 응급 수술이 지연돼 사망했다는 피해 의심 사례도 나왔다. 정부는 2건을 중대 사안으로 보고 직접 조사에 착수했다. 앞서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9개 환자단체가 참여한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치료 연기는 사형선고다. 전공의가 돌아와 응급·중증환자 곁을 지키는 일에 어떤 조건을 붙여서는 안 된다”며 복귀를 요청했다.

병원에 남은 간호사와 의사 등 의료진도 점점 지쳐간다. 전공의 업무를 대신 보고 있는 간호사에겐 매일 ‘업무 폭탄’이 떨어지고 있다. 진료보조(PA) 간호사의 업무 부하가 심하다 보니, 일반 간호사에게도 업무가 넘어오는 실정이다. 부산의 한 대학병원 간호사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낮(데이) 근무한 뒤 퇴근해서도 밤 9시까지 환자 상태를 점검하는 등 극심한 노동 강도를 토로했다.

이 간호사는 “주치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밤까지 전화를 받으며 환자를 돌보는데 점점 업무가 과중돼 걱정”이라면서 “불법을 넘나들고 있지만 모른 척 일하는 분위기다. 간호사회가 신고해달라는 ‘불법 업무 리스트’대로 업무를 다 거부하면 현재 입원 환자 절반은 퇴원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정부가 당분간 일부 의사 업무를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해줘 불행 중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의 한 대학병원 의사는 “전공의 복귀 이야기는 아직 없고, 의료진 피로도는 가중되고 있다. 현재 체계에서는 대학병원은 전공의 없이 제 기능을 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언제까지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병원도 당장 병상 가동률과 수술 건수를 줄이고 있지만, 이번 사태의 장기화에 우려를 나타냈다. 부산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가 집단 사직서를 내기 전과 비교해 90%대이던 병상 가동률은 50%로 낮아졌고, 수술 건수도 절반가량 줄었다. 사태가 장기화할수록 병원도 버티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병원 관계자는 “현재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결국 병원도 수익성 악화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조속히 사태가 해결되기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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