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권유린 당시 지방자치제 전”
- 실제로 물어낼 가능성은 적어
서울에 이어 부산에서도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는 판결(국제신문 지난 8일 자 1면 보도)이 나오면서 국가와 함께 배상 주체가 된 부산시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2021년 5월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형제복지원 서울·경기피해자협의회가 국가를 상대로 한 80억 원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하기 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피해자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시에 따르면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 중 부산에서 접수된 사건은 모두 33건이며 국가와 부산시를 공동 피고로 하는 소송은 16건, 국가만을 상대로 한 소송은 17건이다. 이 가운데 6건은 지난 7일 1심 판결이 있었다. 부산지법은 피고인 국가 등이 피해자 70명에게 모두 170억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법원이 배상액 산정 범위를 수용기간 1년당 8000만 원으로 정했다. 다만 최초 입소가 미성년자일 때 이뤄져 정상적 정서 발달·교육 기회를 박탈당한 경우, 수용으로 인한 신체·정신장애를 입었을 경우 1억 원의 한도에서 적절한 금액을 가산하는 방식으로 배상액 산정 기준을 정했다. 6건 중 부산시는 4건의 피고로, 원고들에게 총 89억 원을 국가와 함께 배상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남은 소송에서도 비슷한 수준의 손해배상액이 산정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국가와 부산시가 피해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손해배상액은 수백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돼 시는 촉각을 곤두세운다.
지역 법조계에서는 부산지법의 판결 이후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에 나서겠다는 형제복지원 사건 피해자들의 문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는 형제복지원의 인권 유린 사건이 지방자치제가 시행하기 전인 1975~1987년 자행돼, 당시 부산시가 내무부의 직할기관이었던 점에서 배상 책임을 덜 것으로 기대한다. 시 관계자는 “시는 당시 내무부 산하 조직에 불과했고, 피해자들이 궁극적으로 국가에 책임을 묻겠다는 취지로 소송을 낸 것인 만큼 시가 배상할 가능성은 작다고 본다. 정부의 결정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