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령화 심각 부산, 헌혈 감소세 커
- 젊은층 많은 곳에 인프라 만들어야
- 이웃 살리는 헌혈에 동참 부탁
“혈액 보유량은 누군가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충분한 혈액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상황에 맞는 전략이 있어야 합니다. 인구감소·고령화 속도가 빠른 부산의 경우에는 기존 도심지보다는 젊은 인구의 유입이 많은 지역에 헌혈 인프라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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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봉균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장이 헌혈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지난 14일 대한적십자사 김봉균 부산혈액원장은 본지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부산의 헌혈가능인구(16~69세)는 2022년 249만415명에서 지난해 245만9003명으로 1.3%가 줄었다. 같은 기간 부산의 전체 인구가 331만7812명에서 329만3362명으로 0.7% 줄어든 것보다 감소세가 가파르다. 이에 김 원장은 최근 부산 강서구 명지동에 헌혈의 집을 개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부산의 경우 헌혈량의 80%가 부산지역 14곳 ‘헌혈의 집’에서 나옵니다. 이 때문에 젊은 층이 많은 강서구 등에 새로 헌혈 인프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지난 8일 기준 부산혈액원의 혈액보유량은 5.4일분 수준. 적정 재고량이 5일분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크게 모자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B형(9.1일분)을 제외하면 AB형(4.6일분), O형(4.4일분), A형(3.5일분) 등이 문제다. “특정 혈액형만 골라서 헌혈을 받을 수도 없기 때문에 헌혈량 자체를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게 중요합니다.”
여기에 최근에는 고등학생 헌혈이 급속도로 감소(국제신문 지난달 4일 2면 보도)하고 있다. 과거에는 대학 입시를 위한 봉사점수에 헌혈이 포함됐지만, 2024년 입시부터는 학교 교육계획에 없는 헌혈은 봉사기간에 반영하지 않게 된 탓이다. 실제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에는 전체 헌혈 건수(21만3561건)에서 고등학생이 차지하는 비율이 20.1%였지만, 지난해(20만5695건) 11%로 줄었다. “전국적으로 생애 최초 헌혈자의 42%가 고등학생이라고 하지만, 부산의 경우 50%가 고등학생입니다. 어릴 때 헌혈을 경험해야 이후 자연스레 헌혈의 집 등으로의 유입이 진행되기 때문에 고등학생 헌혈자 감소는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헌혈자가 수혈자를 지정해서 헌혈하는 ‘지정헌혈’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부산의 지정헌혈은 2020년 3416건에서 2022년 6365건으로, 코로나19 기간을 지나는 동안 배 가까이 늘었다. 헌혈량이 늘었다고 마냥 좋은 일은 아니다. 지정헌혈의 증가는 환자와 보호자가 혈액확보에 나서는 경우가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혈액이 부족하면 병원의 청구량을 온전히 만족시키지 못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지난 달에는 부산지역의 7개 병원이 단체 헌혈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이 와중에 지난달 부산에서 세번째 500회 헌혈자가 탄생했다는 소식 등은 위안으로 삼을 만 하다. 주인공은 1977년 1월 첫 헌혈 이후 48년동안 연 10회 이상 헌혈에 참여한 이영호(68) 씨다. 김 원장은 인터뷰 자리를 통해 이 씨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이 씨의 500회 째 헌혈에 동행한 손자는 그 자리에서 생애 첫 헌혈을 경험했다. “헌혈은 내 이웃을 살리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많은 분들이 동참하기를 부탁드립니다.” 1973년 전남 목포시에서 태어난 김 원장은 지난해 1월부터 대한적십자사 부산혈액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