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남 金대표의 지분 과반 만들려
- 부친 金회장이 딸에 양도토록 해
- 딸 “동의 안해” 6년 뒤 무효 요구
- 金대표 소송으로 지분 다시 찾아
- 父子 간 불화 뒤 ‘비자금 고소전’
부산지역 중견 건설업체 일동과 공무원 간 유착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로 이 회사의 김모(56) 대표이사가 구속 수감된 데 이어 김모(89) 회장도 구속 위기에 놓였던 것으로 30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확인됐다. 이번 사건은 4년 전부터 부자 간의 경영권 다툼이 촉발한 양측의 민·형사상 각종 법적 공방에서 비롯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건설사를 이끈 부자 모두 법정에 나란히 설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사건의 전말에 관심이 쏠린다.
부산에 본사를 둔 이 건설사는 ‘일동미라주’라는 아파트 브랜드로 유명하다. 일동 부자 간의 갈등은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5년 김 회장은 대출 심사 등 문제로 장남인 김 대표의 지분을 과반으로 만들고자 김 대표의 누나에게 지분을 양도하도록 했다. 이후 김 회장과 김 대표는 불화를 겪었고, 김 대표의 누나는 2021년 10월 과거에 자신의 동의 없이 김 대표에게 지분이 넘어갔다며 회사에 지분 양도의 무효화를 요구했고 회사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김 대표는 2022년 2월 회사와 누나를 상대로 주주권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해 9월 법원은 김 대표의 손을 들어줬다. 법원은 김 대표의 누나가 지분 양도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등의 이유로 지분 양도가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김 회장은 형사 대응으로 반격에 나섰다. 주주권 확인 소송의 1심 선고가 나고 한 달 뒤 일동은 김 대표의 비자금 조성 혐의를 수사해달라며 김 대표를 부산경찰청에 고소했다. 회사 명의의 고소였지만 김 회장의 의중에 따른 것이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하지만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 회장의 회삿돈 횡령·배임 혐의도 드러나면서 지난해 8월 부자 모두를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으로 검찰로 사건이 송치됐다. 이후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나희석 부장검사)는 지난해 10월 회사를 압수수색하면서 수사 강도를 높인 뒤 지난 1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 혐의로 김 대표와 김 회장의 구속영장을 한꺼번에 청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버지인 김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를 법원에 호소해 구속을 피했지만 아들인 김 대표는 결국 수감됐다. 김 대표는 구속 만기일인 다음 달 5일 전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찰이 김 회장의 구속영장까지 청구한 만큼 김 회장도 함께 기소할 것이라는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들 부자는 조만간 부산지법 동부지원의 법정에서 만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수사가 끝이 난 것은 아니다. 김 대표가 지난해 김 회장과 사내이사인 남동생이 회삿돈을 빼돌렸다며 특경법 위반 혐의로 고소한 경찰 수사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지역 법조계는 “아버지와 차남이 장남과 경영권을 두고 강하게 대립하는 상황으로 알려져 검찰의 남은 수사, 재판 과정에서 추가 내부 고발 및 진술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검찰 수사가 공직사회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울산시와 양산시 소속 공무원이 각각 일동의 아파트 신축공사와 관련해 편의를 제공하고 수백만 원대의 금품을 받은 것으로 의심해 지난 25일 울산시청과 양산시청을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