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의회 “동래와 연관성도 없어”
- 두 번 제동, 용역비도 확보 못 해
- 市도 건물 건립에 난감한 반응
- 구 “역사적 가치 有” 추경 검토
부산 동래구가 사설박물관의 전시물을 기증받아 구립박물관(가칭) 건립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인다. 구는 ‘역사도시 동래’의 이미지를 구현하고자 박물관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구의회는 “거액을 들여 골동품 모으는 꼴”이라며 구의 사업 추진에 거듭 제동을 걸었다.
 |
| 부산포민속박물관에 근현대 때 쓰인 목침(왼쪽)과 숟가락이 보관돼 있다. 동래구의회 제공 |
구는 부산진구에 있는 부산포민속박물관의 전시물 2만 점을 기증받아 이를 전시할 수 있는 구립박물관의 건설을 추진한다고 16일 밝혔다. 복천동의 시유지에 100억 원 정도의 예산을 투입해 지하 1층, 지상 3~4층 규모의 건물을 짓겠다는 게 구의 구상이다.
구는 이곳 인근에는 동래읍성지 장영실과학동산 복천동고분군 복천박물관 등이 있어 구립박물관까지 들어서면 ‘동래 역사 관광 인프라 벨트’가 형성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부산포민속박물관은 근현대 때 쓰인 의식주를 중심으로한 민속 생활 용품을 전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야심찬 구의 계획은 구의회의 문턱을 두 차례나 넘지 못했고, 사업 추진의 시작인 ‘기본 계획 수립과 타당성조사 용역’에 필요한 예산(7000만 원 안팎 추산)도 확보하지 못했다. 구의회는 지난해 1, 2차 추가경정예산안 심의 때 이 사업 용역 예산을 통째로 삭감했다. 구의회 탁영일 의원은 “구립박물관 건립 사업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부산포민속박물관에 있는 자료가 역사적으로 얼마나 가치가 있고, 의미를 지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거액을 들여 박물관을 짓겠다고 하니 납득할 수 없었다. 예산을 들여 버리는 물건을 수집하는 것은 아닌지도 걱정됐다”고 말했다.
100억 원에 달하는 박물관 건립의 예산 확보도 관건이지만 더 큰 문제는 박물관을 지을 땅이다. 구립박물관 건립을 추진할 7필지 중 6필지가 시유지로, 부산시는 2017년부터 이 일대를 동래사적공원 민간공원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커뮤니티 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 이런 상황에서 구가 구립박물관을 짓겠다고 하니 시는 난감한 반응을 보였다. 시 관계자는 “문화재 구역이라 어떤 건물을 섣부르게 짓기보다 인근을 이용하는 관광객이 쉴 수 있는 등의 공간으로 활용할 방침”이라며 “아직 구로부터 어떤 협의나 제의도 없었다”고 말했다. 부산포민속박물관은 서은숙 전 부산진구청장 재임 때 부산진구에 비슷한 제안을 했지만 구는 전시물 소유권과 예산·용지 확보 문제 등의 이유를 들여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불구, 구는 올해 추가경정예산안에 다시 이 용역비를 편성할지를 검토한다. 구 이정형 문화재계장은 “복천박물관의 고대 유물과 달리 부산포박물관에는 근대사와 민속 중심의 유물이 있어 나름의 역사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용역 예산을 확보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