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정구 이어 동구에 2호점 개소
- 폐플라스틱 활용 노인용품 제조
- 작업용 장갑부터 생활용품까지
- 2년간 2만293㎏ 탄소 절감 효과
- 1·2호점서 870개 일자리 창출
- 분리배출·제조·판매 직종 나눠
- ‘ECO-마케터’신설해 제품홍보
- “노인 많은 부산 꼭 필요한 시설”
부산 동구 초량상로63번가길 16번지. 지상 3층 규모의 신축 건물이 주택 사이에서 눈길을 끈다. 이곳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힙(세련된)’한 느낌 때문이다. 건물 앞에서 지켜보니 동네 어르신들이 오가는 모습이 마치 경로당을 연상케 한다. 와중에 건물 안에서는 알 수 없는 기계 소리가 새어 나와 공장인 듯한 느낌도 준다. 폐플라스틱을 잔뜩 들여가더니, 이내 조끼와 장갑 등 새 제품이 건물 밖으로 나온다. 여러모로 기묘한 풍경을 보이는 이곳의 건물 외벽에는 ‘거북이공장’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이 쓰여있다. 친환경 제품 공장이면서 동시에 노인의 일자리 사업지인 동구 일자리복합센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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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동구 우리동네 ESG센터는 노인 일자리 공간이다. 사진은 이른바 ‘거북이공장’에서 일하는 직원들. 부산 동구 제공 |
■친환경 노인용품 제조 공장지난해 9월 개소한 동구의 일자리복합센터는 ‘우리동네 ESG센터’의 실천 거점이자 공동작업장이다. 페트병 같은 관내 폐플라스틱을 새롭게 활용할 수 있게 수거해 세척한다. 또 이렇게 직접 모은 자원을 다양한 친환경 제품으로 제조한다.
센터는 지상 3층에 연면적 498㎡ 규모로, 1층은 공동작업장과 사무실로 쓴다. 공동작업장에서는 장갑과 안전 조끼를 만든다. 사무실에선 센터에서 만든 제품을 직접 판매하고 주문을 받는 마케팅 업무가 진행된다. 2층에는 수거한 폐플라스틱과 장난감 등을 세척하고 분쇄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마지막 3층은 환경교육센터와 더불어 친환경 주거 용품을 제조하는 또 다른 공동작업장이 있다.
센터는 일반적인 친환경 작업장과 다른 점이 있다. 바로 ‘노인 용품’ 제조 사업장이라는 점이다. 센터에선 노인 용품인 작업용 안전·형광조끼와 모자, 장갑 등이 만들어진다. 작업용 안전조끼는 야외 활동시 온도에 맞춰 입을 수 있게 여름용과 가을·겨울용으로 나뉘어 제조된다. 소재는 100% 폴리에스터지만 이 중 70%는 수거한 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들었다. 작업용 모자 역시 마찬가지로 계절별로 나눠져 있으며, 센터에서 수거해 재활용한 페트병을 원료로 생산됐다. 두 제품의 가격은 개당 3만 원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작업용 장갑 또한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재생소재다. 가격은 일반 300원, 코팅 400원이다. 거북이공장 관계자는 “어르신들이 어르신들에게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콘셉트로 설립된 곳”이라며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부산의 상황에 꼭 필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수건과 커튼 같은 생활용품도 만든다. 특히 안전손잡이는 노인과 장애인 등 취약계층 맞춤형 제품이다. 벽이나 문 등 필요한 지점에 바 형태의 손잡이를 부착해 보행이나 기립을 돕는다. ‘터틀 토이브릭’은 거북이공장표 레고 장난감이다. 각종 색상의 레고와 캐릭터가 담긴 제품은 어린이를 위한 맞춤형 장난감이다. 가격은 소형 1만5000원, 중형 2만 원이며 대량 구매 시 1㎏당 5만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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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북이공장’ 전경. 부산 동구 제공 |
■부산에만 2개 지점… 노인 일자리 870개 창출거북이 공장의 특이한 점은 직원 대부분이 어르신들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60세가 넘으면 은퇴하거나 은퇴를 준비하는 다른 직장과 달리, 거북이공장은 지역 내 만 60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직원을 모집했다. 우리동네 ESG센터 사업의 주축인 한국노인인력개발원 부산울산경남지역본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노인 일자리 870개(금정구 1호점 390개·동구 2호점 480개)가 만들어졌다. 기존 노인 일자리와 차별화되는 지점은 단순 복지 명목의 ‘공익형’이 아니라, 지역사회 탄소중립에 앞장서는 양질의 일자리라는 부분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에 따르면 센터는 그간 2만293㎏의 탄소를 절감했다. 이는 수거한 폐플라스틱 1만6106㎏에 이산화탄소 감축량 1.26을 곱한 수치다.
직종 또한 다양하다. ‘폐플라스틱 분리배출→수거→분류 ·세척→분쇄·원료화→제품화·기부’라는 일련의 과정을 거치기에 각 공정을 맡을 인력이 필요하다. 또 센터 내 환경교육센터를 설치하고 환경 교육을 맡을 ‘환경해설사’도 양성한다.
특히 환경 분야의 새로운 직종인 ‘ECO-마케터’를 개발해 마케팅 분야까지 범위를 넓혔다. ECO-마케터는 거북이공장에서 만든 노인생산용품을 홍보하는 직무를 수행하며, 지역사회 탄소 중립을 위한 전반적인 업무를 맡는다. 우리동네 ESG센터는 기업 등 판로를 총 624개 개척할 계획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관계자는 “친환경 노인생산용품의 판로 개척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노인 일자리 기금도 조성할 계획이다”며 “신노년세대에 적합한 일자리 개발의 모범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