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檢, 면회 청탁 대표 조사 계획
- 기소 여부 판단에 그치지 않고
- 수사 확대 가능성도 배제 못 해

- 해직교사 4명 특별채용 혐의
- 김석준 전 교육감 5월 첫 공판
- 형사단독 배정돼 5개월 걸려

부산지역 유력 건설업체 대표의 청탁을 받고 살인미수 피의자를 ‘불법 면회’ 시켜준 경찰 고위간부(국제신문 지난해 11월 24일 자 6면 보도 등) 사건과 관련, 검찰 수사의 향방이 관심을 받는다. 특히 이 사건의 단초를 제공하고도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참고인에 그쳤던 해당 건설업체 대표가 경찰 고위간부에게 이 같은 청탁을 ‘손쉽게’ 할 수 있었던 배경을 검찰은 주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부산의 주요 사건 중 하나인 해직 교사 특혜 채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의 첫 공판은 기소된 지 다섯 달 뒤인 오는 5월께 진행될 예정이어서 지역 법조계의 해석이 분분하다.

■검찰로 넘어간 불법면회 사건

부산지검 동부지청은 직권남용 혐의로 송치된 부산·경남지역 경무관 2명, 경정 1명의 사건 기록 등을 받아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고 14일 밝혔다. 아울러 이들에게 불법면회를 청탁한 것으로 알려진 부산지역 유력 건설업체 S 사 대표의 소환 여부와 조사 시기도 지역사회에서 큰 관심사다. 피의자 3명은 경남경찰청 A 경무관, 부산경찰청 B 경무관(전 해운대경찰서장)·C 경정(전 해운대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지난해 8월 살인미수 혐의로 해운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 중인 피의자를 유치장 밖으로 불러내 형사과장실에서 외부인과 만나게 해준 혐의를 받는다. 이 사건은 당시 지역 유력 건설업체인 S 사 대표가 A 경무관에게 피의자와의 면회를 부탁하면서 시작됐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S 사 대표의 부탁을 받은 A 경무관은 경찰대 선후배 관계인 B 경무관에게 전달했고, B 경무관은 C 경정에게 같은 취지로 연락을 취했다. 이에 C 경정은 피의자 조사를 한다는 식으로 입출감 기재서류를 허위로 작성한 뒤 유치장에 있던 피의자를 데리고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해 11월 A·B 경무관과 C 경정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하지만 S 사 대표는 참고인 조사만 했을 뿐 수사대상에 아예 포함하지 않았다. 경찰은 금품 등이 수반되지 않는 청탁 행위는 범죄 혐의로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S 사 대표가 사건의 발단임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점을 두고 법조계는 물론 경찰 내부에서도 의문이 제기됐다. 아울러 S 사 대표의 ‘무리한 청탁’을 A·B 경무관이 곧장 들어줬던 이유가 검찰 수사를 통해 드러날지도 관심사다. 지역 법조계에서는 “경찰 고위간부와 지역 유력 건설업체 대표가 연루된 사건인 만큼 검찰이 기소 여부만 판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석준 재판은 형사단독

부산지검이 지난달 말 해직교사 4명을 특별채용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국가공무원법 위반)로 기소한 김석준 전 부산시교육감의 첫 공판은 오는 5월 열린다. 불구속 상태의 재판이지만 기소된지 5달이 지나서야 재판절차가 개시되는 것이다. 이는 형사합의부(판사가 3명)가 아닌 형사단독(판사 1명)에서 공판을 진행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형사단독 은 형사합의부에 비해 사건 수가 월등히 많은데, 시일이 촉박한 구속 사건에 비해 불구속 사건은 재판 진행 과정에서 비교적 여유가 있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김 전 교육감의 법률대리인인 김준영 변호사는 이 사건의 변론 방향을 묻자 “김 전 교육감은 당시 법률 자문을 받아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채용을 진행했다”며 “자신의 뜻에 반해 해임된 이들에게 채용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었지 특정인만 뽑겠다는 것이 아니었다는 점을 재판 과정에서 피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