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탁금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부산지법 소속 공무원이 구속돼 공탁금 관리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는 지적(국제신문 29일 자 2면 보도)이 제기되면서 대법원이 전국 법원 대상 전수조사 방침을 밝혔다.
28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공탁금 부정출급 사례 파악을 위한 전국 법원 공탁소 대상 전수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지법 소속 7급 공무원 A 씨가 공탁금 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공탁금을 횡령한 혐의가 지난 20일 드러난 가운데, 사건 발생 일주일이 넘도록 대법원이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자 부랴부랴 전수조사 방침을 밝힌 것이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부산지법 공탁금 횡령 사건과 유사한 부정출급 사례가 더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전국 법원 공탁소 대상 전수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법원행정처는 이와 함께 재발 방지책 마련에도 들어간 상황이다. 현재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위해 사건 발생 경위 및 출급 대상 사건의 특성, 실무상 문제점 등을 검토하고 있다.
A 씨는 부산지법 공탁계에서 공탁금 관리 업무를 맡았던 지난해 11월 14일부터 12월 23일까지 16회에 걸쳐 누나 명의로 공탁금 28억5000만 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됐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다른 가족 명의로 19억6000만 원을 부정출급한 혐의도 확인돼 추가 고발됐다. A 씨의 횡령 혐의에 적용된 피해 공탁금이 총 48억1000만 원 상당으로 늘어난 것이다.
부산지법에 따르면 A 씨는 피공탁자가 ‘불명’이거나 수령 가능성이 낮은 공탁금을 노렸다. 전산에서 피공탁자 명의를 가족 명의로 바꾼 뒤 해당 가족 계좌로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공탁금 오송금 방지를 위한 정보 확인 목적으로 직원에게 주어진 별도 권한과 공탁관에게만 허락된 피공탁자 명의 변경 권한이 연동돼 있다는 허점을 이용해 명의를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