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642> 돌궐계 위구르와 몽골계 준가르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3-12-11 19:22:53
  •  |   본지 2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흉노 선비 갈 강 저 돌궐 투르크 철륵 설연타 유연 월지 동호 서하 알타이 카자흐 키르기스 거란 여진 만주 알타이 탕구트 퉁그스 몽골 나이만 케레이트 메르키트 타타르 티무르 토번 티벳 토욕혼 오이라트 등등등…. 중국 중원의 북방이나 서쪽과 관계된 이름이다. 이 이름들이 부족인지 민족인지 종족인지 어족인지 국가인지 헷갈린다. 하지만 이 복잡한 이름들을 딱 두 개로 대충 대강 대략 퉁 쳐서 유형화할 수 있다. ①백인종에 가까운 서쪽의 돌궐족과 ②황인종에 가까운 동쪽의 몽골족으로….

준가르가 아닌 위구르 자치구에 사는 중국인 가족.
투르크(Turk)라는 이름을 한자로 음차한 돌궐(突厥)은 중원의 북서쪽 민족을 아우르는 이름이다. 200년 가까이 돌궐제국(552~745)을 이루었던 돌궐족은 흩어져 가까운 중앙아시아는 물론 저 멀리 서쪽으로까지 이동해 아나톨리아반도까지 갔다. 그런데 이동하지 않은 돌궐족 일부가 위구르족이 된 듯하다. 위구르족은 100년 넘게 위구르제국(742~840)을 이루며 당나라를 돕기도 하고 괴롭히기도 했다. 그러나 1759년 청나라 건륭제 때 복속되고 만다. 이때 위구르 땅은 청나라 입장에서 새로운 땅이기에 신장(新疆)으로 불리었다. 1912년 청나라 멸망 후 위구르인들은 동투르키스탄이라는 독립국을 세우기도 했으나 말뿐이었다. 위구르 독립 지도자들이 탄 비행기가 의문의 추락으로 전원 사망했다. 결국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들어선 이후 신장위구르자치구로 중국에 병합되었다.

돌궐계 위구르인이 살던 위구르자치구 동쪽 지역과 겹치는 몽골의 서쪽 지역 거주의 몽골계 준가르족은 1449년에 명나라 황제를 포로로 잡을 정도로 셌다. 한때 준가르제국(1634~1758)을 이루었다. 그러나 청나라 건륭제 때 마지막 유목국가인 준가르는 지도에서 사라졌다. 건륭제가 장수들에게 보낸 지령문인 초멸정진(剿滅淨盡), 뜻 그대로 준가르인을 모두 죽여 깨끗하게 정리했다. 씨를 말렸다. 준가르족 전체 인구의 약 80%인 50만~80만 명이 학살당하거나 천연두로 죽었다는데…. 사실이라면 엄청나다.

몽골계 준가르족은 다 없어졌다고 해도 돌궐계 위구르족은 살아간다. 중국인과 얼굴도, 문화도, 종교도, 정체성도 다르다. 당연히 독립 열망이 거세다. 수년 전 필자가 위구르자치구 중심지인 우루무치를 갔을 때 무장경찰이 독립활동을 감시하고 있었다. 탱크 사진을 찍었는데 걸려서 삭제해야 했다. 지금 같으면 반간첩법으로 끌려가 핸드폰 압수당하고 조사받을 수 있다. 분위기가 싸늘했다. 반면에 정겨운 추억도 있다. 위구르자치구 한 도시 투루판에 사는 마(馬) 씨 성의 중국인이 떠오른다. 청포도 농사를 짓던 그는 더위에 지친 내가 불쌍해 보였는지 자기 집으로 들어와 쉬어 가라고 했다. 집에는 아내와 두 딸이 있었다. 마 씨 가족은 국수와 수박으로 환대했다. 위구르족 땅에 사는 중국인 마 씨는 따뜻했다. 중국인 마 씨 가족이 위구르자치구에서 행복하길 빈다. 그런데 중국 공산당이 위구르인에게 해로운 짓을 벌이면? 마 씨 가족에게도 좋을 리 없다. 가령 중국은 핵실험을 위구르자치구에서 한다. 그런 식이라면 위구르인들의 독립의지는 더욱 불타올라 투르키스탄이란 또 하나의 ‘스탄’ 국가가 건국될지도 모른다. 중국이 서북공정을 벌여 위구르를 중국 역사에 편입시키려 해도…. 아무튼 마 씨 가족을 꼭 다시 만나 이방인에게 베푼 은혜에 보답하고 싶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5. 5‘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6. 6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7. 7[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8. 8[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9. 9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10. 10‘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9. 9주민자치회 정식 출범 원년…유럽 모범사례 현장을 가다
  10. 10박수영 ‘국쫌만’ 300회…888건 민원 풀어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6. 6[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7. 7“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8. 8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7. 7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2. 2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3. 3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