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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없다며…노동자 몫은 깎고 업체 돈은 다 챙겨준 지자체

부산진구 등 13곳 폐기물업체, 상여금 최대 200% 등 삭감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3-12-11 19:35:53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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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행 수수료 지급 늘어난 탓”
- 일부선 업체이윤율 유지 논란

부산지역 13개 지자체가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내년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의 상여금을 잇따라 삭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삭감 폭도 최대 200%에 달하는데, 일부 지자체는 폐기물 업체의 이윤율은 그대로 놔둔 것으로 확인돼 노동자들의 반발을 산다.

11일 국제신문이 부산지역 16개 구·군의 내년 생활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자의 상여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평균 상여금 비율은 올해 361%에서 내년 269%로, 1년 만에 100% 가까이 하락했다. 이 가운데 상여금 비율을 현행 유지한 강서구(100%)와 중구·동래구(각각 300%)를 제외하고 부산진구가 200%를, 금정구 기장군 북구 수영구가 각각 150%를 깎았다.

이들 지자체는 열악한 재정 여건 상황에 따른 예산 절감이 불가피하다고 해명했다. 환경부의 고시 개정으로 노동자 기본급이 올라 추가 대행 수수료 부담이 커졌다는 이유다. 구·군에 따르면 내년 10%가량 추가 수수료 부담이 들어 최소 5억(부산진구), 최대 15억 원(사하구)가량의 추가 예산이 투입된다. 환경부 고시의 적용을 받는 기본급과 달리 상여금은 400% 이내에서 지자체가 비율을 임의로 조정할 수 있다. 환경부는 2022년 이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한다는 취지로 올해 기본급을 대한건설협회 노임단가의 70% 이상 명시했고, 2025년까지 매년 10% 추가 인상을 결정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기본급이 10% 올랐으니 예산 조정 차원에서 상여금 비율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위험 필수노동직군인 폐기물 수집·운반 노동의 강도를 감안할 때 상여금 삭감 폭이 지나치다는 반응도 나왔다. 특히 일부 지자체는 빠듯한 재정 여건에도 생활폐기물 대행업체의 이윤율은 그대로 유지하거나 미미하게 낮춘 것으로 밝혀지면서 노동자에게만 가혹한 ‘선택적 예산 절감’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사하구는 올해 400% 상여금을 내년 350%로 50%P 삭감했지만, 대행업체 3곳의 내년 이윤율은 8.6%로 동일하다. 위탁 수수료 규모는 늘었지만, 비율은 줄지 않아 업체는 약 1억5000만 원의 추가 이윤을 가져간다. 최대 삭감 폭을 보인 부산진구는 대행업체의 이윤율을 올해보다 0.5%P 낮은 8.5%로 책정했다. 사하구의회 유영현 의원은 “재정 부담을 이유로 노동자 생계비는 쉽게 깎으면서 업체 이윤을 그대로 두는 것은 형평에도 어긋난다. 노동자의 희생만 강요하는 ‘쉬운 행정’의 자세를 버리고 업체 이윤율과 상여금 삭감 폭을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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