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이 여름철 도심 열섬 현상 완화를 위해 임차한 노면 살수차가 비오는 날에도 상당기간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군이 살수차를 민간업체에 임차해 운영을 위탁하면서 뚜렷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는 등 관리·감독에 소홀했기 때문이다.

울주군청과 울주군의회 청사 전경. 국제신문 자료사진

11일 울주군과 울주군의회에 따르면, 군은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9000만 원을 들여 임차 용역을 통해 도로 노면 살수차 2대를 도입 운영했다. 운행 지역은 범서, 언양, 삼남 등 서부권 3개 읍과 온산, 온양, 청량 등 남부권 3개 읍 등 모두 6개 읍, 8개 노선 44.6㎞ 구간으로 권역별로 각 1대 씩 투입돼 여름 4개월 동안 각각 65일간 살수작업을 했다.

하지만 군의회가 군으로부터 작업 일지와 지역의 당시 기온 및 강수 현황 등을 제출받아 비교 분석한 결과 살수차가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표적 사례를 보면 총 살수차 운행기간은 65일인데 이 중에서 비 온 날이 23일이나 됐다. 삼분의 일 이상 기간을 비오는 날 살수차를 운행한 것이다. 게다가 당일 강수량이 61.5㎜나 되고, 최고 기온이 23.4℃에 그친 날에도 노면 살수 작업이 진행된 날도 있었다.

반면 최고 기온 33℃ 이상 폭염일 때에는 살수 작업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와 함께 군 담당 공무원이 월 2회 이상 직접 탑승해 살수차 운행을 감독하고, 운행 구간에 대한 수시 점검을 해야 하는 기본적인 활동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어이없는 일이 발생한 것은 “군이 애초부터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주지 않아 위탁업체가 자의적 판단으로 살수차를 운영했기 때문으로 출이된다.

이상우 군의원은 “운행일지 등을 보면 노면 살수차 작업에 대한 기준을 찾을 수 없다”며 “해당 업체의 자의적 판단으로 운행한 일지만 갖고 예산 89%가 집행됐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조속히 매뉴얼을 만들고 관리·감독을 강화해 사업 효율성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