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산의 대표적인 번화가 서면 거리를 나서면 빈 가게, 임대 현수막, 심지어는 건물 전체가 빈 경우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서면 1번가 거리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한때 부산 최고 땅값이라는 이름표를 달았던 금강제화 근처 상가들마저 ‘폐점세일’, ‘임대’가 적힌 현수막을 두른 것을 보면 서면 상권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집니다.
서면 NC백화점이 내년 5월을 끝으로 9년 만에 문을 닫는다. 국제신문DB
설상가상으로 NC백화점이 내년 5월을 끝으로 개장 9년 만에 폐점할 것을 예고했습니다. 서면 상권의 큰 축을 담당하던 백화점이 사라지면서 상권 침체가 가속화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게 나옵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백화점의 폐점이 곧 상권의 쇠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합니다.
[ 강정규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 ] “기존에 상권을 주도했던 시설물이 철거되거나 없어진다 하더라도 그 자리에 새로운 건축물이 어떠한 형태, 어떤 아이템으로 들어서느냐가 상권 형성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어요. 주상복합이 어쨌든 상가도 들어서는 거기 때문에 상권이 위축되기보다는 더 활성화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있고요. 따라서 기존에 상권 역할을 했던 건축물이 없어진다는 것이 상권의 몰락이다라고 연결하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부산진구 S-서비스에 따르면 최근 3년 새 서면 방문객 수가 2배 이상 줄었다. 국제신문 유튜브 ‘뭐라노’ 캡처
그럼에도 서면·전포의 유동인구 자체가 줄어든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부산진구가 제공하는 유동인구 분석 시스템 ‘S-서비스’에 따르면 2020년 12월 둘째 주 토요일 서면 방문객 수(전포카페거리·젊음의거리·지하상가)는 6만 4943명, 지난주인 2023년 12월 2일 토요일 방문객 수(기준 동일)는 2만 8999명으로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줄어든 방문객이 좀처럼 큰 회복세를 보이지 않는 상황 속, 젊은 층 방문객 유인을 기대할 만한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부산시민의 상징적 만남의 장소 쥬디스태화 자리에 MZ 세대의 인기 패션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가 이달 내 들어선다는 것입니다. 이 자리를 채우는 것은 앞서 ‘파리바게뜨(제과)’ ‘랄라블라(화장품)’ ‘ABC마트(신발)‘ 매장이 나간 뒤 임시 매장 형태로 들어온 것을 제외하고는 약 2년 만입니다.
[ 조현우 / 이사벨중학교 1학년 ] “요즘 MZ들의 트렌드가 무신사이기도 하고 보통 요즘 친구들이 옷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무신사가 만약 서면에 생긴다고 하면 많이 찾아올 것 같고요.”
대구 동성로에 문을 연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 사흘만에 2만 8000명이 방문하고 3억 8000만 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MZ 세대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무신사 제공
‘무신사 스탠다드’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자체 브랜드입니다. MZ 세대 사이에서는 ‘무탠다드’라는 줄임말로도 불리죠. 무탠다드가 이달 내 서면에 개장하면 전국 5번째 오프라인 매장이 됩니다. 2021년 5월 서울 홍대를 시작으로 지난해 강남, 올해 대구 동성로와 성수에 잇따라 문을 열었는데요. 홍대점은 개장 후 사흘간 6500명, 강남점은 8000명, 대구 동성로점은 무려 2만 8000명이 방문할 만큼 MZ 세대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특히 동성로점은 사흘 만에 3억 8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전해집니다. 젊은 층의 주목을 톡톡히 받는 무신사 오프라인 매장 수가 아직 손에 꼽는 만큼 서면에서도 ‘무신사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한편 18년간 서면에서 상권을 분석해 온 한 공인중개사는 서면의 상권 회복 불씨는 이미 붙기 시작했다고 말합니다. 무신사의 서면 입점 소식만으로 상인들이 이미 움직이고 있다는 겁니다.
2006년부터 서면 상권 변화를 지켜봐 온 공인중개사 김서아 씨가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이 서면 상권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오미래PD
[ 김서아 공인중개사 ] “올 2월에 무신사라는 브랜드가 오프라인을 서면에 연다는 뉴스가 기사화가 됐어요. 그 뒤로 그 주변에 공실 상가가 참 많았었는데 지금 점포가 지금 다 새 임차인으로 세팅이 돼 가지고 지금 장사가 다 이루어지고 있거든요.
옛날 대한극장 건물 1층이 공실이었거든요. 그 건물에 큰 유명한 오락실이 입점을 했고 그 주변에 큰 가게들이 다 바뀌었어요. 그 주변은 공실률이 많이 해소가 된 거죠. 상가 임대료가 어마어마하거든요. 서면 자체가 (임대료가 부산에서) 제일 비싼 지역입니다. 그 지역에 지금 먼저 선점을 해서 지금 장사를 하고 계시고 무신사 들어오기 전에 미리 다 들어오신 거예요. 아마 부산의 핫플레이스가 되고 침체돼 있던 서면 상권이 활기를 띠지 않을까 예상을 하고 있습니다. 주변 상인들도 기대를 하고 있어요.”
마침 부산진구에서도 서면 상권 살리기에 본격 돌입했습니다. 2026년까지 약 27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부산진구 서면권 세대별 테마 거리 조성 사업’을 실시한다는 겁니다. 서면 각 거리를 구분해 특화 시키고 서면문화로, 서면 1번가, 젊음의 거리, 만취길을 대상으로 상권 활성화에 필요한 인프라와 콘텐츠를 확충할 계획을 밝혔습니다.
서면 상권 회복의 불씨, ‘핫’플레이스 불길로 되살아날지 잠깐 타오르다 연기로 사라질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국제신문 뉴스레터 뭐라노가 전해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