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고흥의 한 오리농장에서 올 겨울 들어 첫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진 판정이 나 경남 양산시가 비상방역체계에 돌입했다. 양산은 경남 최대 산란계 농가 집산지로, 과거 여러 차례 AI로 홍역을 앓았던 터라 시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정곤 양산시 부시장이 AI 방역실태에 대한 현장점검을 하고있다. 양산시 제공

5일 양산시에 따르면 당국의 정밀 감정 결과 전남 고흥군 육용오리 농장에서 조류인플루엔자(H5N1) 확진이 확인됐다. 올 겨울 들어 야생조류가 아닌 가금류 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확진된 것은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30일에는 전북 전주시 만경강 중류 야생조류에서 고병원성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야생과 농장에서 잇따라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서 확산 가능성도 어느 때보다 커졌다.

이에 시는 AI 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방역대책본부도 24시간 비상방역체계를 가동 중이다. 모든 가금농장에 내년 2월 말까지 방사사육을 금지하는 행정명령도 발동했다. 방사사육은 닭 오리 등 가금류를 마당 논 밭 등에 풀어놓고 사육하는 것이다.

시는 매주 1회 경남도와 합동으로 전체 가금류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합동점검을 진행한다. 이외에 가금류 농장 출입 차량은 자동시스템을 갖춘 거점 소독시설에서 소독하게 하는 4단계 방역 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소독은 하북면 축산종합방역소와 상북면 좌삼리와 신전리에 이동통제초소에서 이뤄진다. 시와 양산기장축협 공동방제단은 고병원성 AI 차단을 위해 가금농장 및 하천변 등 방역 취약지의 소독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양산은 산란계 14농가에 68만8000마리, 메추리 2농가에 12만 마리 등 80만 마리가 넘는 가금류를 사육하는 경남 최대 산란계 사육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