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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점 투성이 전자입찰…유령업체 세워 학교급식 따내(종합)

입찰방해죄 전적에 참여 못하자 친척 지인 명의 빌려 업체 개설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3-11-28 19:44:02
  •  |   본지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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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쟁 입찰인 척 낙찰률 높이기도
- 부산 전역 약 100억 납품 계약
- 대표 징역2년·방조 18명 등 집유

유령업체를 들러리로 세워 경쟁입찰인 것처럼 꾸민 뒤 부산 전역에서 학교급식을 따낸 납품 업체 대표가 실형을 받았다. 이들은 명의만 다르면 같은 업체인지 알 수 없는 전자입찰의 허점을 노린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지법 형사11단독(정순열 판사)은 입찰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입찰방해 혹은 입찰방해방조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A 씨의 친인척, 지인 등 18명에게는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나 벌금형이 선고됐다.

1심이 인정한 범죄 사실을 보면 경남 양산시에서 학교급식 식자재 납품 업체 대표였던 A 씨는 2017년 입찰방해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학교급식전자조달시스템(eaT)를 통한 학교급식 식자재 입찰에 직접 참여하지 못하게 됐다. 이에 친인척 지인 직원들을 명의 사장으로 내세워 다수의 유령업체를 개설했다.

A 씨는 2017년 4월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서 실시한 입찰에 5개의 유령업체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낙찰률을 높여 1100만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1년 8개월 동안 부산 전역의 학교를 상대로 약 400회에 걸쳐 100억 원 상당의 납품 계약을 따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학교급식 식자재 입찰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eaT를 운영한다. 제한 최저가방식으로 운영하는 eaT는 1개 업체가 여러 개의 가격으로 써낼 수 없도록 한다. 그러나 A 씨는 다른 회사 명의를 이용하면 중복 입찰임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노렸다. 지역의 한 식자재 납품 업체 관계자는 “업체가 워낙 많고 온라인을 통한 전자입찰이어서 학교 측에서는 낙찰된 업체의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정순열 판사는 “피고인의 범행은 식자재 단가가 왜곡돼 학생들이 공급받는 급식의 질 저하 위험을 발생시킨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 중복입찰을 위해 설립한 업체의 수가 많고 장기간에 걸쳐 범행을 수 차례 반복해 낙찰총액이 거액”이라며 “다만 식재료 원가, 인건비 등 경비 지출을 감안하면 범행으로 취득한 실질 이득이 낙찰금액에 대비해 그리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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